(엑스포츠뉴스 노수린 기자) 정호근이 신내림에 대한 애환을 토로했다.
15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40년 차 배우 겸 무속인 정호근이 출연해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정호근은 "너무 피곤하다. 이러다 제명에 못 살겠다. 밥이 안 먹힌다. 몸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아픈 사람을 다 느끼고 사고로 간 사람을 다 느껴야 한다. 갑자기 손님 앞에서 토하기도 한다"고 고민을 밝혔다.
또한 정호근은 "암의 진통이 그렇게 큰지 처음 느꼈다. 데굴데굴 구르고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내 직업의 애환이겠지만 하루 종일 이런 사람들이 온다"고 애환을 드러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정호근은 "나도 모르게 예언해 놓고 불안하기도 한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반 죽는다. 매일 신당 앞에 앉아서 '제발 내 말에 책임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대한다"고 말해 모두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오은영은 정호근의 고민이 과도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그러자 정호근은 신내림을 받게 된 경위를 밝혔다.
정호근은 "어느 날 촬영장에서 장군이 보였다. 연기는 고사하고 사람이 덜덜 떨게 되더라. 내가 잘못하면 잘릴 것 같더라.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하지 않냐. 이를 악물고 티 내지 않으려 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신내림을 받게 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내가 거부하면 내 자식이 신을 받아야 한다더라. 그래서 내가 모시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오늘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정호근은 "삼 남매를 두고 있는데 첫째와 막내를 잃어버렸다. 오 남매 중 첫째 딸과 막내 아들을 먼저 보낸 것"이라며 사연을 공개했다.
정호근은 "큰 딸아이는 미숙아로 나와서 폐동맥 고혈압을 앓다가 네 살이 못 되어 갔다. 막내는 쌍둥이였는데 태어나자마자 아들이 미성숙아로 태어나 3일 만에 내 품에서 떠났다"고 고백했다.
이어 "비슷한 상처를 겪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 안다. 중환자실을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도 있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라고 온갖 산전수전을 겪게 하신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호근은 "아이들을 먼저 보낸 집안은 난장판이 된다. 부부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게 된다"며 "어느 날 큰딸이 너무 그리워 나도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도로에 뛰어들려는 순간 차 경적 소리에 주저앉았다. 그때 보름달 같은 아내 얼굴이 하늘 가득 있는데 울고 있더라. 집에 돌아가니 진짜 울고 있었다. 안 돌아올 줄 알았단다"고 밝혔다.
정호근은 "신병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다. 피폐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가족을 해외로 보냈다. 신내림을 거부하면 아이들에게 옮겨갈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고 기러기 아빠가 된 원인을 밝혔다.
오은영은 "지나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아틀라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필요한 휴식 없이 완벽한 부모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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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린 기자 srnnoh@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