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10연패도 충격이지만, ‘끝판왕’ 오승환이 무너지는 모습은 더 충격이었다. 단순한 1패 그 이상의 충격을 얻어맞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2004년 5월 5일 시민 LG전부터 5월 18일(시민 KIA전)까지 당한 10연패 이후 18년 만에 두 번째 참사를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더 충격이 컸던 건 ‘끝판왕’ 오승환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이날 삼성은 모처럼 나온 투타의 조화로 8회까지 3-2로 리드하고 있었으나, 믿었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홈런 두 방을 연달아 맞고 무너지면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끝판왕이 홈런 두 방으로 무너질지 누가 알았으랴.
이날 오승환은 올라오자마자 배정대에게 동점 홈런을 얻어맞더니, 후속타자 알포드에게도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끝내기 패배를 헌납했다. 오승환이 KBO리그에서 백투백 홈런을 맞은 건 2005년 데뷔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인데. 이날 17년 만에 두 번째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았다. 한 경기에 2개 홈런을 맞은 것도 2007년 이후 15년 만.
최근 기록도 그답지 않다. 3경기 연속 실점에 2패, 블론세이브만 두 번이다. 6일 LG전에선 9-9로 팽팽하던 9회 마운드에 올라 역전 솔로포를 허용했고, 9일 SSG전에선 9-5로 앞선 8회 2사 상황에 등판해 3연속 볼넷으로 2실점한 뒤 싹쓸이 3루타를 얻어맞으며 역전을 당했다. 그리고 12일 경기에서는 백투백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현재 오승환은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 허삼영 감독도 “올 시즌은 완전하지 못한 상태로 치러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리를 해주기엔 팀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불펜진은 번갈아 난조를 보였고, 믿을 만한 마무리는 역시 오승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승환은 계속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젠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결국 오승환은 15년 만의 백투백 피홈런에 연속 블론세이브라는 흔치 않은 기록과 함께 팀의 10연패를 막을 수 없었다.
믿었던 끝판왕이 무너졌다. 그것도 연속으로. 10연패 그 이상의 충격과 함께 사상 최악의 연패 신기록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삼성이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