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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전망대] 제국의 새 사령탑은 누구에게?

기사입력 2007.10.25 00:14 / 기사수정 2007.10.25 00:1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금 미국 스포츠계는 꽤 떠들썩하다. 의례 가을이 되면 MLB의 포스트시즌으로 뜨겁고 미국스포츠의 최대 관심거리인 NFL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을에 미국의 스포츠 방송사와 신문에서의 메인기사는 거의 NFL과 MLB의 포스트시즌이 서로 앞다투며 기사화되는데 이번 2007년도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또 하나의 기삿거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Evil Empire’, 혹은 MLB 역사의 팀이라고 불리는 뉴욕 양키스의 감독 문제이다.

2003년 월드시리즈 진출 이후 양키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줄곧 패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의 브랜드로 일컬어지는 양키스는 단지 뉴욕이란 거대 시장을 홈으로 둔 것 외에도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팬과 시장성을 확보하고 있는 팀이다.

이러한 모습은 매스컴의 보도를 보면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양키스가 클리블랜드에 패했을 때, 매스컴의 이슈는 승리한 인디언스보다 오히려 패자인 양키스에게 더욱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대다수의 야구팬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번에야 말로 뉴욕 양키스가 이름에 걸맞게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모습을 야구팬들은 보고 싶어 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양키스 선수의 총 연봉 액에 비교조차 되지 않는 팀인 클리블랜드에 패한 것을 두고 구단주였던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크게 격분했다. 그리고 96년과 98, 99, 2000년에 양키스를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었던 조 토레 감독과의 재계약 건에 대해서도 심상찮은 답변을 내놓았다.

스타인브래너 전 구단주의 불편한 심기는 곧바로 현실로 나타났으며 조 토레 전 감독은 재계약 건을 거부하였다. 2005년 맺어진 계약에서는 3년 기간에 총 1천920만 달러의 MLB 감독으로선 최고의 대우였었다. 그리고 올해만 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새롭게 제시한 재계약 조건은 200만 달러가 삭감된 순수연봉 500만 달러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100만 달러, 아메리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을 경우 100만 달러, 그리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면 100만 달러가 인센티브로 작용하는 제안이었다.

이러한 조건에 대해 토레 전 감독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단지 금액의 차이가 아니라 구단에서 나오는 태도가 걸린다는 것.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동고동락했던 구단의 예우가 이 정도였던 것에 대해 토레 전 감독은 실망감이 컸었다.

양키스가 고의적으로 토레 전 감독을 밀어내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이 몰아쳤으며 양키스 선수인 호르헤 포사다와 마리아노 리베라, 그리고 엔디 페티트 등은 토레 전 감독을 지지하며 이러한 결과는 자신들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양키스 구단의 처사에 많은 비판이 오고 갔다. 그러나 그동안 양키스가 보여준 행로를 보면 과연 이들이 어떤 팀인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MLB 팀들 중 가장 극성스러운 지역 언론과 팬들의 성화가 들끓는 곳은 뉴욕과 시카고, 그리고 보스턴이다.

이 팀들은 팬들의 지대한 관심과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끄는 팀인 만큼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팀의 성적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큰 손으로 유명하다.

비교적 점잖은 지역에서 팀을 유지해가면 현재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팀 자체 팜의 성장과 유망주 발굴로 인해 지갑을 열지 않아도 팀을 재건할 수 있다. 그러나 뉴욕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지려면 어려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양키스와 메츠의 팬들은 언제나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을 원하고 있으며 거대시장을 본거지로 둔 이점 때문에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참을성이 결여된 입방아들이다. 팀이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지역 언론과 팬들은 인내심을 가지지 못한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고 관심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대를 채우기 위해선 거대시장에서 얻은 수익을 투자해야 한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슈퍼스타들을 영입해 팬들의 관심을 충족시켜주며 항상 관중석을 가득 채워 주는 팬들의 기대에 보답해야만 한다.

그리고 돈을 절약하며 리빌딩으로 팀을 재건하려면 최소한 3~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팀은 항상 비판의 입방아에 시달린다. 그래서 매년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투자하고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MLB의 몇몇 선수들은 양키스와 레드삭스, 그리고 시카고 컵스와 같은 팀에서 뛰는 것을 긍지로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의례 부담을 가지는 선수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최선의 플레이를 보이면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영웅대접을 받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부진에 빠지면 결코 좋은 시선이 오지 않는다.

마운드에 오르거나 타석에 들어설 때 홈팬들에게 들려오는 야유 소리는 심리적 부담을 주며 연일 언론에 보도되며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분명히 선수들에겐 크나큰 고욕이다.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은 더욱 그 고충이 크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으며 네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명장인 토레 전 감독은 4년 동안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 보통사람은 감수하기 힘들 정도의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선수기용에 대한 비판은 신랄했으며 이제 감독으로서 전성기가 지났다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2007'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인 토레 전 감독의 선수기용과 전략구사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또한, 결과로 따지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는 그를 포용하지 않았다.

긴 세월동안 업적을 창출했어도 그것은 과거일 뿐, 반드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길 바랬던 이번 해에는 챔피언십시리즈에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구단은 성적의 결과를 놓고 묵인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동안 제국을 지휘했던 조 토레는 떠났다. 그리고 과연 누가 명예롭지만 결코 쉽지 않은 그 자리의 주인이 될지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가장 부상되고 있는 인물은 양키스의 벤치코치인 돈 매팅리(사진)이다. 그가 가장 유력한 후임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까지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했기 때문에 다른 팀 선수 출신 감독보다 더욱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 전 양키스 선수이자 플로리다 말린스 감독이었던 조 지라디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를 보면 매팅리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양키스 감독은 야구 지도자들이 바라는 선망의 자리이다. 또한, 수많은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고 팀을 항상 정상으로 이끌어야 된다는 중압감이 존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조 토레 전 감독은 90년대와 2000년대에 새로운 양키스 부흥의 시대를 지휘했고 앞으로도 팬들의 기억에 남는 지도자로 각인 될 것이다.

그리고 토레의 강한 카리스마가 남기고 간 그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사진 = 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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