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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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밀란의 더비전 대승 요인은?

기사입력 2011.04.03 16:06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매치 밀란 더비에서 AC 밀란이 인터 밀란을 3-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밀란은 승점 65점을 기록. 2위 인테르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렸다.

애초 이번 더비전은 인테르가 유리했다. 밀란이 최근 3경기(챔피언스리그 포함)에서 무승을 기록했기 때문. 반면 인테르는 바이에른 뮌헨을 꺾은 데 이어, 리그에서도 순항했다. 더비전을 앞둔 상황에서 양팀의 승점 차가 2점임을 고려할 때,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의 추격에 관심이 쏠렸다.

- 중원 싸움에서의 우위, 더비전 승리의 열쇠

이날 밀란은 두 골을 터뜨린 파투의 활약에 힘입어 인테르를 쉽게 제압했다. 파투의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이 승패의 열쇠가 됐지만, 밀란의 승리 요인은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밀란은 4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마크 판 봄멀을 포백 바로 위에 두면서, 젠나로 가투소와 클라렌세 세도르프, 케빈 프린스 보아텡을 투입했다.

세도르프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공 배급 능력이 부족했음에도, 공격의 열쇠를 진 것은 밀란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상대 팀 인테르가 3명의 중원에 배치함에 따라 자연스레 미드필더 싸움에서 수적으로 우위했다. 판 봄멀은 베슬리 스네이더르를 적절히 차단하면서 포백을 지속해서 보호했으며, 세도르프는 왼쪽과 중앙을 오고 가며 자유롭게 움직였다. 노인정이란 비난을 받았던 그들의 중원은 이날 경기에서는 여느 때보다 활발했다.

미드필더 한 명이 공격에 가담하면 가투소가 공간을 메웠으며, 꼭짓점에 있던 보아텡 역시 뛰어난 활동량을 토대로 중원을 누볐다. 또한, 수비진이 뒤로 빠진 것과 대조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앞으로 나가며 상대를 타이트하게 압박했다. 공격적으로 나선 인테르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미드필더와 공격 간 격차가 생겼고, 밀란은 이 틈을 적절히 활용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측면 수비수와의 협력이 돋보였다. 이번 시즌 일취월장한 이나치오 아바테와 가투소는 사뮈엘 에토를 꽁꽁 묶으며 인테르의 공격 기회를 차단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지안루이카 잠브로타 역시 세도르프의 공격 가담을 지원하면서 후방을 지켰다.


[그림 1= 밀란의 타이트한 압박으로 말미암아 인테르의 미드필더는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 이른 시간 득점, 인테르를 혼란에 빠뜨리다

경기 시작 1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밀란은 손쉽게 골을 넣었다. 심판의 휘슬이 울리는 동시에 공격적으로 나선 그들은 상대가 진용을 정비하기도 전에 선제 득점을 넣었다. 호비뉴와 파투가 빠른 주력을 활용해 전진했고, 골을 넣었다.

이른 시간에 실점한 인테르는 그들의 의도대로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들은 동점을 만들기 위해 좌, 우 풀백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했고, 자연스레 뒷공간을 내줬다. 물론, 후반 초반 크리스티안 키부가 퇴장당하기 전까지 그들은 기회를 얻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난공불락으로 불리는 밀란의 중앙 수비진에 무릎을 꿇은 것. 설상가상 수적 열세로 말미암아 공 수 간격이 더욱 벌어지게 됐다. 공 없는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보다는 추격해야 한다는 막대한 부담감 때문에 무리하게 진용을 공격적으로 배치했다. 이는 밀란의 기동력에 무너지는 계기가 됐다.

- 자멸한 인테르 수비진, 비교적 쉽게 승리 쟁취

레오나르두의 인테르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공격은 화려하다. 매서운 득점포를 자랑하는 만큰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한 팀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비력이 불안하다. 지난 시즌 무리뉴의 인테르는 철옹성 같은 수비력으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그러나 레오나르두의 인테르는 그렇지 못하다. 한 골을 먹히면 그 이상을 넣는 팀이기 때문.


[그림 2= 중원에서 밀린 인테르는 밀란의 지속한 공격 전개에 후방으로 밀려났고, 쉽게 전진하지 못했다. 또한, 최전방 공격수 파투에게 공간을 허용했다]

이날 인테르는 루시우의 경고 누적으로 수비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드필더로 기용된 하비에르 사네티가 왼쪽 풀백으로 나섰으며, 풀백으로 나와 좋은 모습을 보여준 키부는 중앙으로 이동했다. 한 발 나아가 안드레아 라노키아와 키부는 가벼운 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기 휘슬과 동시에 인테르의 수비진은 무너졌다. 그들은 발 빠른 파투와 호비뉴가 전진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방어하지 못했다. 정비가 덜 된 상황에서 상대가 적극적인 공격력을 보이자 공간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것이다. 세도르프의 긴 패스를 받은 가투소가 쇄도하던 파투에만 패스하자 수비진은 파투에 밀집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호비뉴가 쇄도했고, 골문으로 나아가자 수비진은 뒤엉켰다. 자연스레 파투에게 기회가 생겼고 그는 차분히 득점했다.

추가 득점도 마찬가지였다. 수적 열세에 밀린 인테르는 오버래핑한 오른쪽 풀백 아바테를 전혀 막지 못했다. 자연스레 아바테는 파투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은 사이 파투는 절묘하게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허물며 추가 득점을 넣었다.

[사진= 파투와 잠브로타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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