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는 7일 창원 SSG전이 열리기 전 특별한 의식을 치렀다. 막걸리 두 병을 들고 그라운드에 나와 홈 플레이트 근처와 2루수 수비 위치에 차례로 뿌리는 고사를 지낸 것. 기도가 통했던 걸까. 이날 박민우는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2타점 적시타와 함께 막판 호수비까지 펼치면서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기도였다. 복귀 후 타율 0.234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고, 또 잘 맞은 타구 역시 수비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박민우는 이날 경기 전 특별한 고사를 지냈고, 해당 의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만난 그에게 ‘막걸리 효과’에 대해 묻자, 그는 “오늘도 잘 맞은 타구가 2루에서 잡혔다”라면서 아쉬워했다. 7회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말한 것. 그는 “복귀하고 나서 라인 드라이브나 상대 호수비로 막힌 게 10개는 넘는 것 같다. 그게 다 안타가 됐으면 지금 마음이 솔직히 편안했겠지만 안 됐다. 이런 게 많아지다보니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다 제 운이고 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실마리를 풀어보자는 생각에 막걸리도 뿌렸는데 효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간절한 기도가 통한 것인지, 박민우도 2루에서 호수비를 펼치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8회 2사 2루 상황서 2루수 깊은 쪽으로 타구가 흘러갔고, 박민우가 몸을 날려 낚아챈 뒤 1루로 송구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불안정한 자세로 던진 공이라 원바운드로 이어져 비디오판독까지 갔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웃으로 이어져 팀의 실점을 막는 결정적인 호수비가 됐다. 막걸리 고사 효과가 통했다고 봐도 무방한 호수비였다.
이에 박민우는 “사실 그게 호수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그아웃 들어와서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는데, 사실 제대로 공을 잡지 못하고 잔디를 움켜잡았다”라고 한 뒤 “멋있게 넘어지면서 끝냈어야 했는데 조금 창피하다. 마무리가 제대로 잘 안돼서 아쉬웠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에이스 맞대결에서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앞으로도 더욱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창원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