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김예은 기자) 정주리 감독이 '다음 소희'를 만들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형사 유진(배두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돼 25일(현지시간) 시사를 마쳤다.
'도희야'에 이어 '다음 소희'를 들고 칸 무대를 밟은 정주리 감독은 이날 프랑스 칸 해변에 자리한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희야' 이후 8년 만에 칸 영화제를 찾은 정주리 감독. 그는 "작년 초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영화 완성을 못 해서 (칸 영화제에) 올 정도였다. 너무 촉박해서 사실 올해 이곳에 오게 될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 했다"면서 "이상한 일"이라고 얼떨떨한 소감을 밝혔다.
'다음 소희'는 2017년 일어난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정주리 감독은 해당 사건이 벌어졌다는 걸 뒤늦게 알고 취재를 시작,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정주리 감독은 "정확히는 2016년 말에 있었던 일이고, 그 사건을 저는 2021년 초에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게 됐다.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지지?', '왜 고등학생이 이런 일을 하고 있지?' 이해가 안 돼서 그걸 알아보게 된 게 크다"면서 "단지 이 아이가 이런 일을 겪고 결국에 죽게 되고 이것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그 죽음을 어떻게 다루게 됐는지, 죽음을 궁금해하는 누군가가 계속해서 좀 파고들어서 이 사람의 이야기까지 이렇게 해서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취재 과정은 어땠을까. "제가 직접 당사자들이나 유가족을 만나진 않았다. 이것과 관련해서 제가 직접 콜센터에 가본다거나 직접 상담을 해본다거나 이런 일도 전혀 없었다"는 정주리 감독은 "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건 온전히 기자분들이 취재하고, 글로 남기고, 책으로 남기고, 유가족들 인터뷰한 작가님들이 쓴 글들, 그걸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부 이야기, 유진을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많은 부분이 그 사건을 취재하고 관심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시청자들에게 계속 이야기했던 기자분들에 대한 존경이 있다. 유진이란 인물로 인물화 하긴 했지만 다방면에서 그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배두나가 연기한 유진 캐릭터의 존재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다음 소희'는 칸 영화제 시사 후 외국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정주리 감독은 "저도 몰랐던 사건이었고 저도 납득이 안 돼서 알아보기 시작한 거였다. 제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과 다른 영역에 있는 것 같았다"며 "전혀 예상 못했다. 관객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전혀 몰랐다. 훨씬 더 제 전작보다 그 부분에 있어서 걱정이 됐다. 그런 생각으로 왔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상영 후 관객 반응에 대해 "너무 놀랐다. 이른 시간에도 많은 분이 올 거라고 기대를 안 했다. 나가는 분이 별로 없어서 일단 놀랐고 마지막에는 제가 느끼기에 진심으로 공감을 해준 것 같아서 제가 감동을 받았다"며 웃어 보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이스트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