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뮤직뱅크'를 둘러싼 점수 조작 논란에 시청자들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해명이 의혹만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는 가수 임영웅이 '디지털 음원 점수'와 '음반 점수'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했음에도 '방송횟수점수'와 '시청자선호도점수'에서 0점을 받아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에게 1위를 내주는 일이 발생했다.
임영웅의 팬덤과 시청자들은 '뮤직뱅크'의 점수 산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고, KBS 한동규 CP는 18일 "('방송횟수점수'는) 해당 기간, 집계 대상인 KBS TV, 라디오, 디지털 콘텐츠에 임영웅 님의 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방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시청자선호도점수'에는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에서 KBS국민패널 17,6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중가요 선호도’ 조사에서 임영웅 님의 다른 곡 ‘이제 나만 믿어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가 각각 2.63%, 2.52% 응답률을 기록했다. (1위 후보에 오른)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0% 응답률이 나왔다. 선호곡이 분산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집계 기간 KBS 라디오 선곡표를 통해 임영웅의 노래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쿨FM '설레는 밤, 이윤정입니다'(4일), 해피FM 106.1Mhz '임백천의 백 뮤직'(4일), '김혜영과 함께'(7일)에 전파를 탄 사실이 드러났다. '임영웅의 노래가 방송되지 않았다'는 KBS의 주장이 거짓임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자 '뮤직뱅크' 측은 19일 공식홈페이지에 "방송 점수 중 라디오 부문은 KBS Cool FM의 7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집계하고 있다. 해당 7개 프로그램 이외의 프로그램은 집계 대상이 아니다. 이 기준은 모든 곡에 매주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말을 바꿨다.
'방송 횟수 점수'를 산정 방식을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높은(?) 방송 횟수 점수로 1위에 올랐던 가수들이 출연한 KBS 방송프로그램 목록을 조사했는데, 낮은 방송 횟수 점수를 받은 일부 가수들이 출연한 프로그램 목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에 KBS와 '뮤직뱅크' 제작진의 입맛대로 1위 트로피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온라인 상에서 힘을 얻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엑스포츠뉴스는 20일 KBS에 공식입장을 문의했지만 KBS노조창립일로 휴무라 연락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편 온라인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지난 1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어 20일 경찰청에 '뮤직뱅크 0점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민원을 접수했다.
'뮤직뱅크' 시청자 게시판 역시 항의글로 폭주 중이다. 시청자들은 "방송점수 기준에 의문이 든다. 음반, 음원보다 방송점수가 우위에 있을 수 있나", "'뮤직뱅크'의 편법에 분개하는 건 최근 몇년 동안 꾸준히 다뤄온 우리 사회의 공정성 문제다. 공영방송인 KBS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길 바란다", "KBS는 점수산정방식을 요청하는 시청자들의 물음에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공개하라"며 보다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사진 = KBS 2TV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