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故 강수연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에서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임권택 감독의 추도사가 진행된 후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1998년 영화 '송어'를 통해 고인과 인연을 맺은 설경구는 "한 달 전에 오랜만에 통화하며 ‘촬영이 끝나면 바로 보자’, ‘할 얘기가 너무 많으니 빨리 보자’고 했는데… 곧 있으면 봐야 하는 날인데 지금 선배님의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제는 볼 수 없으니 너무 서럽고 비통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끔찍한 장면일 텐데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영화 경험이 거의 없던 저를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가르치며 이끌어주셨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스태프 막내까지 모두를 챙겨주시던 선배님이셨다”면서 “저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사랑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들을 너무 좋아했고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주신, 배우들의 진정한 스타셨다. 거인 같은 대장부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라지지 않는 별이 되어서 우리를 비춰주실 거라 생각한다. 언제든, 어느 때든 찾아와 주시기 바란다.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보내주신 사랑과 염려, 배려와 헌신 영원히 잊지 않겠다. 사부와 함께해서 행복했다"면서 "당신의 영원한 조수, 설경구"라고 끝인사를 전했다.
문소리는 "언니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은 그날 나는 친구 집에 있었다. 소식을 듣고 허망한 마음으로 멍하니 그냥 앉아 있었다"며 "친구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LP를 들고나와 한참을 들었다. 카랑카랑하고 당돌한 언니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울고 웃으며 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영화의 세계라는 게 땅에만 있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늘에서 많은 분과 영화 한 편 하시라. 언니 잘 가요.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겠다. 언니 얼굴, 목소리도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기서는 말 못 했지만 이 다음에 만나면 같이 영화해요"라고 그리움을 표했다.
앞서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전날인 7일 오후 3시경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봉준호 감독을 시작으로 임권택 감독, 연상호 감독, 윤제균 감독, 강우석 감독, 임순례 감독, 민규동 감독, 김의석 감독, 양익준 감독, 배우 김혜수, 이미연, 김윤진, 유해진, 이병헌, 고수, 박해일, 예지원, 엄지원, 정유미, 김민종, 심은경, 류경수 등 영화인들이 차례로 빈소를 방문, 고인을 기렸다. 이 뿐 아니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시인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도종환, 김부겸 국무총리도 빈소를 방문했다.
한편, 故 강수연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돼 경기도 용인공원에 안치된다.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영진위 공식 유튜브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