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산갈치(Regalecus, 또는 Oarfish)라는 희귀 심해어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산갈치는 사람 앞에는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희귀종으로 몸길이가 최대 10m까지 되는 대형 어종이다.
거대한 크기와 함께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어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도 전설의 생물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용궁의 사자'라는 뜻인 류구노쯔카이(龍宮の使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 물고기가 나타나면, 그해나 그 다음해에 지진 등 천재지변이 일어난다고 전해지고 있다.
실제 산갈치와 지진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그러나 과거 산갈치가 발견되었을 때 지진이 발생하곤 했기 때문에 '지진의 전조'로 여겨진 게 아닐까 추측되고 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지난 11일 발생한 도후쿠 대지진에 대해 "최근 산갈치가 출몰한 적이 있느냐"며 새삼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산갈치는 2009년부터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일본에서 2009년 11월부터 산갈치가 발견된 기록이 17건이 남아 있다고 하며, 최근 강진이 발생한 대만에서도 이 때 1마리가 발견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에 지난 20일 대만에 강진이 발생하자, 대만 포털 사이트에 '지진어(地震漁)'가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2011년 3월 2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일본 지진 몇 주 전부터 이시카와현에서 10마리의 산갈치가 해안에 쓸려오거나 그물에 잡혔다고 보도해, 산갈치와 대지진의 연관성에 힘을 실었다.
한편 산갈치는 일본식 '인어 전설'의 주인공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일본 인어 전설의 특징 중 '머리나 피부가 희다', '머리에 붉고 긴 머리카락이 있다'는 부분이 산갈치와 일치된다는 것.
일본판 인어공주로 불리는 미야자키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에도 이런 전설이 차용됐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애니메이션 중 '물고기 소녀' 포뇨는 금붕어와 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지만, 산갈치의 습성과 비슷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애니메이션에서 포뇨는 '쓰나미를 몰고 오는 소녀'로 묘사돼 있으며 육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바다위로 올라오게 된다. 또한 주인공의 할머니에게 포뇨를 보이자 "쓰나미의 징조"라며 무서워 하기도 했다.
지진 이후 신비의 심해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본 네티즌들은 "포뇨도 심해어였다"며 새삼 놀라는 눈치다.
[사진= 벼랑위의 포뇨 포스터 ⓒ 대원미디어, 산갈치 ⓒ 멕시코 낚시 사이트 Isla San Marcos]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