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흥행한 드라마 주인공의 실존 모델부터 틀면 나오는 예능 샛별이 되기까지,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활약이 뜨겁다.
경찰 출신이자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인 권일용은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로서 프로파일링 기법이 현장 수사에 정착될 수 있게 앞장선 인물이다. 특히 2000년대 악명을 떨친 연쇄살인범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등을 검거하는데 큰 공을 세우며 이름을 알렸다.
권일용 교수가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프로그램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였다. 당시 그는 '그알'의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서 프로파일러 표창원,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이수정 교수 등과 함께 미해결 범죄를 분석하고 조언을 건네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범죄 행동 분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그알 외전'과 같이 사건의 비하인드를 되짚어보는 유튜브 속 코너들이 등장하며 단순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넘어 사건을 소개하고 입담을 발휘할 기회들이 생겨났다.
2020년 MBC '라디오스타'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방송 진출도 활발해졌다. 당시 권일용은 '유 퀴즈'에서 연쇄살인범 정남규가 자신의 얼굴 사진을 스크랩 한 일화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조기 은퇴를 한 사연을 털어놓으며 이목을 끌었다.
배우 김남길, 진선규가 출연한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프로파일러 권일용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됐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된 '악의 마음'은 권일용 교수가 고나무 작가와 공동 집필한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악의 정점에 선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했던 최초의 프로파일러의 고뇌와 정의감을 다루며 큰 호응을 얻었다.
김남길은 권일용이 '김남길과 내가 닮았다'고 한 발언에 대해 "젊으셨을 때 이야기 들어보면 (싱크로율이) 100%인 것 같다. 무뚝뚝하고 무서울 것 같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그렇지 않다. 반전 매력이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저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 연락이 없으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 상반기만 MBC '라디오스타', SBS '집사부일체',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 tvN '식스센스3' 등 굵직한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다. tvN '알쓸범잡2', 채널A '블랙:악마를 보았다', E채널 '용감한 형사들' 등 맡고 있는 고정 프로그램만 해도 3개 이상이다.
권일용 교수가 예능가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방송국 관계자는 "권일용의 이야기는 경험에서 오는 살아 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흥미롭고 때로는 자극적이다. 무엇보다 예능감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드라마가 잘 되면서 권일용 교수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범죄와 관련한 이슈를 다룰 때도 은퇴를 한 분이라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담이 좋아서 다른 MC나 패널들과 케미도 좋다. 전문성은 갖췄지만 무겁지 않은 이미지다"고 봤다.
사진 = SBS, tvN, MBC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