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김구라의 라떼9’(라떼구)가 라떼-MZ세대를 통합하는 풍성한 내용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난 20일 방송된 ‘김구라의 라떼9’ 첫 회에서 MC 김구라와 스페셜 게스트 허영지가 세대를 막론한 티키타카 호흡을 펼쳐 재미를 선사했다. 또한 라떼 시절의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담기면서 안방극장에 신선한 재미와 공감을 안겨줬다.
이날 김구라는 첫 등장부터 라떼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미래를 예측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는 말로 시작을 알린 김구라는 “혼자 떠들다 보면 자칫 ‘꼰대’가 될 수 있으니 냉철한 ‘라떼 감별사’와 함께 한다”며 첫 번째 스페셜 게스트로 나선 허영지를 소개했다. 김구라의 환호 속에서 등장한 허영지는 김구라를 향해 “거기 앉아 계시니까 진짜 꼰대 같으시다”다고 돌직구를 날려 웃음을 유발했다. 이에 김구라는 “카라 멤버였으면, MZ세대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라며 독설로 맞대응을 해 허영지를 폭소케 했다.
곧이어, 김구라는 ‘과거와 현재의 소름 돋는 평행이론으로 미래를 예측해보자’는 핵심 슬로건을 바탕으로 ‘코로나 19’로 겪은 팬데믹과 묘하게 똑 닮은, 오히려 더 무서웠던 라떼 시절의 팬데믹을 화두로 던졌다. ‘그때 우리는 무엇이 두려웠나’를 첫 번째 주제로 제시한 것. 먼저 9위로 1900년대를 휩쓴 팬데믹인 죽음의 병 ‘결핵’이 등장했다.
결핵은 비극적인 결말의 단골 소재로 등장할 만큼 그 당시 가장 위험했던 병이었다. 그런데, 이런 결핵과 코로나 19가 기침, 발열, 두통 증세, 그리고 호흡기 감염질환까지 평행이론을 제기할 정도로 닮은 점이 많아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한, 1960년대 시절, ‘흉부 X-선’ 검진을 받던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의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의 풍경과 너무 흡사했고, 현재의 ‘자가격리’와 매우 유사한, 과거의 ‘격리 치료’에 대한 설명이 더해져 ‘평행이론’에 힘이 쏠렸다.
그런가 하면, 김구라는 37년간 야간통행을 금지했었던 급이 다른 라떼 시절의 ‘사회적 거리 두기’인 ‘통금’을 8위로 뽑았다. 라떼 시절에는 밤 12시면 통금 사이렌이 울렸고, 통금을 어기면 무조건 경찰서 유치장행(行)이었다며 자료 화면을 보여줬다. 이어 “우리가 보통 술을 빨리 먹지 않냐? ‘빨리빨리’ 문화가 일정 부분 통금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어, 수십 년 전 대낮에 춤을 췄다는 이유로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시대가 있었다며 ‘몰지각한 댄스광 처벌’을 7위로 선정했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춤만 춰도 죄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고 설명하며, 당시 경기도청 회의실에서 남녀댄스광 48명에 대해 공개 군사재판을 열어 ‘무허가 집회 금지 조항’을 어긴 죄로 징역 3개월, 최대 1년의 실형을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덧붙여, 춤이 지탄의 대상이 된 배경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역대급 스캔들, 희대의 원조 제비족인 ‘박인수 사건’을 설명하며 춤이 부정적으로 각인된 일화를 설명했다.
요즘 시대에는 보기 힘든 쥐와 1960년부터 30여 년간 전쟁을 펼쳤던 라떼 시절의 ‘전 국민 쥐 소탕 작전’을 6위로 꼽았다. 240억 원의 식량 피해와 가축에게도 피해를 주는 쥐를 소탕하기 위해 전 국민이 동참했다고 전했다. 쥐잡기 운동 후 쥐 사체 처리 방법에 대해 설명하던 김구라는 “쥐 가죽을 벗겨서 만든 쥐 모피가 효자 수출 품목”이었다고 말해 MZ세대 허영지를 경악케 했다. 뒤이어, 목숨을 빼앗는 두려움의 대상, ‘기생충 감염’을 5위로 뽑았다. 전 국민 80~90%가 감염될 정도로 기생충이 많았던 1960년대에 초.중.고 학생 대상으로 기생충 검사를 위해 봄, 가을마다 본인의 대변을 채변 봉투에 담아 제출했다고.
다음 순서로, ‘연탄’하면 불고기가 떠오를 만큼 MZ 세대들에겐 음식으로 익숙한 물건이지만, 라떼 시절에는 목숨을 걸 만큼 두려웠던 ‘겨울의 사신, 연탄가스 중독’이 4위에 랭크됐다. 부의 상징이자 죽음의 그림자로 불리며 당시 사람들에겐 공포의 존재였던 것. 김구라는 “섬뜩한 얘기인데 겨울방학 지나면 안 나오는 친구들이 있었다. 겨울방학에 연탄가스를 마시고...”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연탄 보일러 이후, 물을 이용한 ‘새마을 보일러’가 개발이 돼 사고율이 저하되었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덧붙였다.
3위로는 1986년 서울이 물바다가 되고 63빌딩이 잠긴다는 충격적인 공포, ‘남한 물바다 썰, 금강산댐’이 랭크됐다. 당시 북한은 우리나라의 국제 행사를 방해하고자 금강산 댐을 이용해 200억톤의 물을 방류, 서울을 공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북한의 수공을 대비해 ‘평화의 댐’ 건설 모금 운동이 이뤄졌고, 하루 만에 약 18억 4천만 원이 모금됐지만, 현실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북한의 수공 작전은 과장되었음이 밝혀졌다.
다음으로, 통장에서 돈을 모두 찾고 앞다퉈 비상식량을 사재기했던 1999년 12월 31일의 공포 ‘지구 종말의 해 1999년’이 2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1999년 7월, 지구 종말을 예고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종말설은 다시 컴퓨터 연도 인식 오류설로 옮겨가, 공포를 조성했다. 컴퓨터가 2000년의 ‘00’을 1900년으로 잘못 인식할 수 있고, 세계 전산망이 마비되면 은행 전산망도 오류가 날 것을 대비해 현금 인출 하느라 북새통을 이루는 사태가 있었던 것.
마지막 1위는 생각만 해도 한숨을 유발하는 1997년의 두려움, ‘국가 부도의 날’ 사태였다. 김구라는 “유수의 기업들이 쓰러졌고, 5대의 기업 중 ‘대우 그룹’의 해체 사태로 30만 명의 임직원들이 실직했다. 외환위기 직후 실업자 비율이 130만 명이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IMF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가족에게 말도 못하고 서울역에 끼니를 해결하며 전전긍긍했었다고. 하지만, 실직한 가장들이 쉴 수 있는 곳 ‘PC방’ 산업은 2년 만에 7배나 증가해 유일하게 성황을 누렸기에 ‘시대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이후 나라를 일으키자는 국민적 공감대로 ‘금 모으기 운동’이 시작됐고, 라떼 시절 K-단합력의 결과로 금 227톤, 당시 환율로 2조 5천억 원이 모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에 허영지는 “저희 집도 IMF 당시에 힘들었다고 들었었다. 직접 피부로 겪지는 못했지만, 위기를 이겨낸 대한민국 역사를 보면 멋있고 자랑스럽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나아가 “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며 뜬금없는 국적 고백을 하며 애국심을 드러내, 김구라를 폭소케 했다.
김구라의 첫 단독 랭킹쇼인 ‘김구라의 라떼9’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채널S와 더라이프를 통해 방송된다.
사진 = 채널S, LG유플러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