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조세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에서 경질된 지 1년, 지금의 토트넘은 엄청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한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한 시즌도 안돼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다.
영국 언론 디 애슬레틱은 19일(한국시간) 조세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홋스퍼 경질 1주년을 맞아 무리뉴, 누누 산투, 안토니오 콘테, 세 감독의 기록들을 분석하고 지난 1년간 토트넘이 무리뉴를 경질한 것이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전했다.
지난 2021년 4월 19일,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설 발표와 함께 무리뉴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앞두고 경질됐다.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었기에 무리뉴 감독의 경질 소식은 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라이언 메이슨 유스팀 코치가 임시 감독을 맡아 결승전을 치렀지만, 우승 트로피는 맨시티에게 향했다.
메이슨 감독이 남은 2020/21시즌 일정을 모두 마쳤고 2021/22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새 감독으로 울버햄튼 원더러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누누 산투 감독이 부임했다. 그러나 누누 감독의 운명은 10월까지였다. 8월 3연승 이후 극도로 부진한 누누 감독이 경질되고 소방수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부임했다. 콘테 감독은 팀을 재정비하고 중위권으로 떨어진 성적을 현재 4위까지 끌어올렸다.
언론은 "스타일 적으로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 때와 지금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더 나은 축구를 할 뿐이다.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인식이 팬들이 무리뉴 감독에게 등을 돌 게 많든 주요 원인이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경질에 대해 성명을 밝히면서 '우리의 DNA를 잃어버렸다'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자유롭게 움직이고 공격적이며 즐거운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대체자를 찾겠다고 말한 이유다"고 전했다.
토트넘의 기대 골 득실을 살펴보면 무리뉴 감독 시절과 현재 콘테 감독 체제의 토트넘이 왜 더 나은 축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에서 살펴볼 수 있듯, 무리뉴 감독 시절 상당한 기복이 있었다. 무리뉴 감독의 부임 직후와 2020/21시즌 초 선두를 질주할 당시 기대 골 득실이 0.5에 근접했다. 이 기조는 라이언 메이슨, 그리고 누누 산투 감독하에서도 이어졌다. 누누가 골 득실을 양의 값으로 만든 시기는 8월이 유일하다.
2021년 11월, 콘테 감독이 부임하고 다시 토트넘의 기대 골 득실은 음의 값에서 양의 값으로 전환했고 1.0까지 수치를 찍었다. 20경기 후반대, 즉 2022년 2월에 승패를 반복하며 주춤했지만, 기대 골 득실이 음의 값으로 떨어지지 않았고 4위 싸움을 벌이는 현재, 기대 골 득실 값은 0.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지표를 봐도 콘테 감독의 토트넘은 확연히 공격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이 콘테 감독의 토트넘보다 36경기를 더 치렀지만, 경기당 평균으로 봤을 때 경기당 실점을 제외하면 콘테의 토트넘이 모든 면에서 더 좋은 지표를 보이고 있다.
특히나 무리뉴 감독 시절 토트넘은 58경기 중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승점을 27점이나 잃어버렸다. 이번 시즌 누누 감독과 콘테 감독하에서 치른 32경기 중 승리 시 잃어버린 승점은 단 5점에 불과하다. 무리뉴 감독 시절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내려앉은 대가를 치렀다. 무리뉴 감독의 마지막 리그 5경기에서 이기고 있었지만 무려 10점을 잃어버렸다. 이 기간에 토트넘은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디나모 자그레브에게 1차전 2-0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미슬라프 오르시치의 해트트릭에 무너져 탈락했다.
콘테 감독하에서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주는 상황 역시 줄었고 빠른 공격 전환 빈도는 급격하게 늘어난 것을 그래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비 상황 시 패스 횟수(Passes per defensive action[PPDA])가 무리뉴 감독 시절과 비교해 많이 줄어든 추세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콘테 감독과 무리뉴 감독 시절 토트넘의 스타일이 크게 변화한 건 아니다. 점유율은 콘테 감독의 토트넘이 근소하게 앞서고 롱볼 비율은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이 약 3% 높다.
결국 콘테 감독은 자신이 토트넘에 부임한 뒤 큰 틀에선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선수단에게 동기부여하고 수비적인 안정감을 중시하면서 결과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백3를 통한 수비의 안정화를 가장 중점으로 뒀던 것이 주효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그리고 후반기 활약한 데얀 쿨루셉스키와 ,맷 도허티가 빠른 공격 전환과 결정력 등 공격 상황에서 경기 영향력을 높이면서 공수 밸런스를 확실히 다잡았다..
사진=EPA/연합뉴스, 디 애슬레틱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