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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이야기 아냐"…김상경→이선빈 분노한 '공기살인' [종합]

기사입력 2022.04.08 16:45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공기살인' 주역들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분노를 드러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공기살인'(감독 조용선)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조용선 감독과 배우 김상경, 이선빈, 윤경호, 서영희가 참석했다.

‘공기살인’은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의 실체와 더불어 17년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와 증발된 살인자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 

작품의 배경이 된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폐질환 피해자 백만여 명이 속출한 생활용품 중 화학물질 남용으로 인한 세계 최초의 환경 보건 사건으로 기록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다. 실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리고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기도 하다.

개봉을 앞둔 조용선 감독은 "코로나 시기에 개봉하게 돼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회적 참사인 사건을 다룬 감독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일부분 있다. 긴 시간 있었던 시간이라 짧은 시간에 담지 못해서 피해자분들이 부족하다고 느낄까봐 걱정이 된다"며 "다시는 이런 영화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상경은 원인 모를 폐질환으로 가족을 잃은 외상센터 과장 정태훈 역을 맡았다.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 '1급기밀'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 다수 출연했던 그는 '공기살인'으로 또 한번 실화 바탕 작품을 선택했다. 이에 김상경은 "하늘에서 나한테 주는 소임인가 생각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피해자분들의 심리를 피해자이자 사건을 파헤치는 두 가지 역할이었는데, 일단은 피해자 분들의 아픔을 어떻게 하면 온전히 전달할까에 주안점을 뒀다. 어떻게 하면 객관적일 수 있을까도 많이 생각했다"고 연기를 하며 중점에 둔 부분을 짚었다. 

더불어 "가습기 살균제 기사를 봤을 때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영화의 순기능이 그거다. 남의 일 같았던 게 내 일처럼 느껴진다. 영화가 가진 힘이다. 제가 가습기 살균제라는 아이템이 있다는 걸 매니저에게 전달받았을 때 그게 디벨롭돼서 제작되길 바랐다. 쉽지 않다. 제가 다른 작품을 하면서 계속 물어봤다. 어떻게 되고 있냐고. 결국 이렇게 결실을 얻어서 나와서 이제는 여러분의 힘이 중요하다"는 말로 많은 관객이 관람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선빈은 언니 길주(서영희 분)의 사망 원인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인 것을 알고 검사를 때려치우고 변호사가 된, 한영주를 연기했다. 먼저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피해자들의 감정선, 사연과 이 사건을 파헤치려는 진실된 마음이 제 마음을 울리더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말 어려웠다. 누구보다 제일 전달을 잘해야 했고, 이 사건에 대해 실수 하나 용납이 되지 않는 캐릭터였다. 제가 연기해야 할 영주는 2011년의 영주이니까 모르는 척을 해야 했다. 그와 동시에 변호사로서 그 진실과 감정의 사이에서 선을 잘 조절해야 했다. 그게 너무 무섭고 힘이 들더라"며 어려움을 겪으며 촬영에 임했다고 털어놓았다. 

윤경호는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오투의 서우식 과장으로 분했다. "영화를 보고 난 직후라 먹먹하고 얼떨떨하다"는 그는 "이 인물이 갖고 있는 고민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납득이 갈 수 있게 연기해야 한다는 걸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악역이라고 단정을 한다면 그냥 이유 없는 악역이 아니라 그때 그때 감정 상태와 복수심에서일지 어떤 것 때문인지, 다시 봤을 때 이해가 되고 납득이 돼야 한다는 선에서 까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영희는 원인불명의 폐질환으로 사망한, 태훈(김상경 분)의 아내이자 한영주(이선빈)의 언니인 한길주를 연기했다. 그는 "영화를 처음 보고 왔는데 이런 좋은 영화에 함께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를 이기고 개봉을 할 수 있게 정말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코로나 직전에 촬영을 마쳤다.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흉내만 냈던 것 같다. 내 아이가 다쳤을 때 아팠다, 그 흉내만 냈던 것 같고. 코로나를 2년이 넘게 겪으면서 지금 느꼈던 감정으로 연기를 했다면 피해자분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코로나를 겪고 나니 이제야 이해가 돼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조용선 감독은 "저희 영화가 201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가 만약에 2011년으로 돌아가서 '가습기 살균제를 쓰면 사람이 죽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할 거다. 이 사건이 세상에 밝혀졌을 때 있었던 사건을 시간 순서에 상관없이 배열한 게 '공기살인'"이라며 "결말 같은 경우도 실제 사건과 다르게 했던 이유는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도 지켜볼 것이다라는 경고라면 너무 셀까. 이번 조정안, 액수나 이런 건 모르겠다. 진정한 사과가 먼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공기살인'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 = 박지영 기자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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