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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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공 쎄라, 29점이나 올리고 '통한의 눈물' 흘린 사연

기사입력 2011.03.21 10: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 경기에서 29점이나 올린 주 공격수는 경기가 끝나고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팀 공격을 거의 홀로 책임지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에 터진 범실이 팀의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도로공사의 '에이스' 쎄라는 지난 20일, 성남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홀로 29점을 올렸다. 안 좋은 볼을 대부분 처리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팀은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도로공사는 마지막 5세트에서 12-5로 앞서있었다. 이 때만 해도 도로공사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공격점유율 39%를 기록한 쎄라는 체력적으로 지쳐있었다.

현재 여자배구는 외국인 선수 존폐여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집중된 공격 패턴이 국내선수 기량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대로 외국인 선수 존속에 찬성하는 이들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겨뤄봐야 기량이 발전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올 시즌 도로공사는 여자부 5개 구단 중,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가장 적은 팀이었다. 시즌 초반, 도로공사의 어창선 감독은 "특정 선수의 공격점유율이 되도록이면 30%를 넘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쎄라는 올 시즌, 430점을 올리며 득점 부분 3위에 올랐고 공격종합에서도 43.40%로 3위를 기록했다. 인삼공사의 몬타뇨와 현대건설의 케니와 함께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쎄라는 도로공사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는데 수훈을 세웠다.

쎄라의 진가는 오픈 공격과 후위 공격 등 스케일이 큰 공격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팀과 어우러지는 세트플레이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시간차 공격과 간간이 나오는 중앙 이동공격은 상대의 허를 찌르기에 충분했다.



공격점유율은 낮았지만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쎄라는 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이 기대됐다. 2차전에서 쎄라의 공격은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주전 세터 이재은의 토스가 쎄라에 집중되면서 문제는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5세트에서 쎄라와 흥국생명의 미아는 팀의 주포답게 득점 경쟁을 펼쳐나갔다. 흥국생명의 주전 세터인 김사니는 김혜진의 이동속공과 한송이의 공격 등을 간간히 섞어가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반면, 10점 고지를 넘은 상태에서 도로공사의 토스는 지속적으로 쎄라에게 올라갔다. 풀세트 경기를 소화하며 지칠대로 지친 쎄라는 집중력이 떨어져있었다.

결국, 서브 범실을 비롯해 2번의 공격이 연이어 아웃으로 처리되면서 흥국생명의 극적인 역전극이 이루어졌다. 결정타를 때려줘야 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던 쎄라는 아쉬움에 젖은 듯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198cm의 장신 왼손잡이인 쎄라는 캐나다 주전 국가대표 선수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격뿐만이 아닌, 팀에 보탬이 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할 자세가 돼 있다"며 열의를 밝힌 쎄라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웃음이 아닌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현대건설의 케니는 "나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현대건설의 한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 팀에 진정으로 흡수돼야 내 플레이도 펼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쎄라는 올 시즌 어떤 외국인 선수보다 팀플레이에 잘 적응했고 다른 동료들의 플레이에 동반 효과를 본 외국인 선수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 막바지에서는 정규리그 때 나타난 도로공사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29점이란 점수를 올리고도 쎄라는 통한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사진 = 쎄라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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