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장미의 전쟁’이 스토킹이 낳은 처참한 무차별 총격 사건부터 노벨상 2회 수상에 빛나는 마리 퀴리의 불륜 스캔들까지 조명했다.
4일 오후 8시 30분에 MBC에브리원 ‘리얼 커플 스토리-장미의 전쟁’이 방송됐다. 이상민, 정다희, 양재웅을 비롯해 조던, 수잔, 니키 등이 출연해 커플 스토리를 전했다.
첫 번째는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이다 리처드 웨이드 팔리는 직장 동료 로라 블랙에게 한 눈에 반해 끝없이 구애하지만, 로라는 그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리처드는 로라에게 지속적으로 전화하고 무려 2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는 것도 모자라 로라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스토킹했다. 스토킹을 멈추지 못해 회사로부터 해고까지 당한 리처드는 로라가 자신에 대해 접근금지 신청을 하자, 분노를 조절하지 못했다.
그는 로라가 있는 회사로 가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했다. 리처드는 로라에게도 총을 쏴 총상을 입혔고, 계속해서 98발의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리처드는 5시간의 인질극을 벌이다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조건으로 자수했다. 그는 로라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털어놔 모두의 한숨을 자아냈다. 리처드는 수감 중에도 로라에게 ’나를 밀어낼 수 없다’고 끊임없이 편지하며 여전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많은 사상자를 낸 리처드의 총기 난사 사건에 패널들은 “너무 무섭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사건 후에 진행된 로라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는데, 로라는 리처드에 대해 ‘키스도, 약속도 한 적 없고 친절하게 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재웅은 “친절함에 대한 성적인 호감도는 남자가 더 크다”며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같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일수록 그 정도가 더 크다. 자신의 문제를 돌아볼 능력이 없고, 타인을 탓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절을 베풀 때 항상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 11월 인도에서 벌어진 수다카와 스와티 부부의 충격적 커플 스토리가 뒤를 이었다. 남편 수다카는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는 사고를 당한 다음날 강도의 습격을 받고 얼굴에 화상을 입어 중태에 빠졌다.
이는 아내 스와티와 내연남 라제쉬가 꾸민 살인 계획이었는데, 이들은 수다카를 살해한 뒤 라제쉬를 수다카의 얼굴로 성형시켜 원래 부부인양 위장해 살아갈 작정이었다. 스와티는 라제쉬를 사주해 수다카를 목 졸라 죽이고 불에 태워 숲에 뿌린 뒤, 라제쉬의 페이스오프를 위해 염산을 뿌리고 휘발유로 불까지 질렀던 것이다. 그러나 수다카의 부모님은 얼굴에 화상을 입은 남자가 양고기 커리를 즐겼던 수다카와 달리 채식주의자이고 친척들조차 알아보지 못하자,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확신했다. 라제쉬는 경찰의 지문 채취로 수다카가 아님이 들통났고, 스와티는 남편 살해를 사주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
정다희는 스와티에게 사주받아 살인을 한 것도 모자라 본인 얼굴에 염산을 붓고 불을 지르는 것을 허락한 라제쉬의 심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의문을 표했다. 이에 양재웅은 “남자는 어느 순간에 여자가 요구하는 것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거 같다”며 “이런 여자들의 특성이 가스라이팅을 잘하는데,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증명해’, ‘증명하려면 이걸 해’라며 확인한다. 그런 차원에서 자기 얼굴에 염산도 붓고 휘발유도 붓고 자기 사랑을 증명하려고 했던 거 같다”고 진단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퀴리 부인의 불륜 스캔들이었다. 퀴리는 남편 피에르 퀴리와 사별 후 그의 수제자인 폴 랑주뱅과 연인 관계로 발전, 파리 근교에 아파트를 마련해 밀회를 즐겼다. 그러던 중 랑주뱅의 아내 잔느는 퀴리의 러브레터를 발견해 두 사람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 랑주뱅의 아내 잔느는 퀴리에게 ‘8일 안에 프랑스를 떠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퀴리와 랑주뱅은 서로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1911년 11월 솔베이 학회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잔느와 가족들은 퀴리와 랑주뱅의 불륜을 신문에 폭로했다.
퀴리와 두 딸들은 맹렬한 비난을 피해 프랑스를 떠나 해외로 피신해야 했다. 퀴리는 랑주뱅과의 스캔들 때문에 두 번째 노벨상을 타지 못할 위기에 처하는데, 주변의 만류에도 시상식에 참여한 퀴리는 “상은 과학자의 사생활이 아니라 업적이 주어지는 것”이라는 소감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로빈은 퀴리와 랑주뱅이 결국 이별했다며, 그 이후 퀴리의 인생에 더 이상 사랑은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가정을 택한 랑주뱅은 아내와 3년 간 별거하고, 또 다른 불륜을 저지르기도 했다. 퀴리의 손녀와 랑주뱅의 손자가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는 사실도 전해졌는데, 이에 정다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손녀 손자가 이뤘다”며 감탄했다.
마지막은 사별한 남편을 잊지 못해 망부석 여인이 된 마가렛 맥컬럼의 이야기였다. 마가렛은 매일같이 오전 9시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영국 엠뱅크먼트 역의 같은 자리에 앉아 미소를 짓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때는 2012년 11월,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가 전자음으로 대체된다는 소식을 들은 마가렛은 역무원을 붙잡고 “제 남편을 돌려주세요”라며 오열했다. 그 이유는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의 주인공이 마가렛의 남편 오스왈드 로렌스였기 때문이다.
의사였던 마가렛은 2003년 연인 오스왈드의 심혈관 질환이 심해지자 의사를 그만두고 직접 간호했다. 마가렛은 그와 평생 함께하겠다며 결혼식까지 올렸지만, 결혼 4년 만인 2007년 오스왈드가 세상을 떠났다. 마가렛은 오스왈드를 그리워하다,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하철 역을 매일 찾았던 것이었다.
이에 스튜디오 패널들은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며 뭉클해했다. 마가렛의 사연을 들은 영국 교통국이 지하철 안내방송을 전자음으로 바꾸지 않기로 결정하고, 마가렛이 언제나 오스왈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CD를 만들어 줬다는 소식에 이상민은 “이건 진짜 소름이다”라며 기뻐했다. 지금도 오스왈드 목소리의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말에 로빈은 역 이름을 재차 물으며 “나중에 가봐야겠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수잔은 과거 출연했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아버지의 생전 영상을 남길 수 있었다며 제작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장미의 전쟁’은 피 튀기는 잔혹한 커플부터 바라만 봐도 눈물이 나는 애절한 남녀의 이야기까지, 실제로 벌어진 영화 같은 커플들의 스토리를 소개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30분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된다.
사진= MBC에브리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