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가수 겸 배우 유라가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배우로서 소중하게 기억에 남을 또 한 작품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지난 3일 종영한 '기상청 사람들'은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로, 유라는 문민일보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을 연기했다.
마지막회 방송을 3일 앞두고 온라인으로 만난 유라는 드라마 종영에 "시원섭섭하다"라고 속내를 전하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본방사수를 하고 있었다"고 웃으면서 인사를 전했다.
'기상청 사람들'에서 유라는 직장인 신문사보다 더 드나드는 기상청 취재로 정확한 정보와 사건 사고를 전하고 싶지만, 현실의 갈등 상황에서 고민하는 20대 청춘의 얼굴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을 이끌었다.
"제가 그래도 아직 만으로는 20대인데,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유진이의 마음에 공감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을 이은 유라는 "재혼가정에 있었다 보니 빨리 가정을 이루고 싶어하는 유진이의 마음에 공감이 갔었다. 그래서 오빠 같고 듬직하고, 아빠 같기도 한 사람이 남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기준(윤박 분)이와 사랑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공하고 싶은 욕구도 세지만 뭔가 서툰, 그런 모습을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유진을 연기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얄밉다"는 욕을 듣기도 했다며 머쓱하게 웃어 보인 유라는 실제 자신의 MBTI가 "슈퍼 ENFJ"라고 밝히면서 "시청자의 입장으로서는 당연히 하경(박민영)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재밌었던 것이, 제가 연기를 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게 되더라. 연기를 하면서도 '유진이 진짜 못됐다'라고 스스로 생각했었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당연히 하경이를 응원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얘기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고 말한 유라는 "감독님께서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려주셨다. 그리고 굉장히 러블리하시다. 또 동료 중에서는 (윤)박이 오빠와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는데, 원래 친구처럼 지내던 사이다 보니까 당연히 편했고, 민영 언니와 (송)강이까지 서로 친해지려고 촬영 전에 넷이 모여 술도 한 잔 하고 그랬었다"고 전했다.
또 "민영 언니가 무조건 말을 놓으라고 하더라. 저희 멤버 소진 언니에게도 반말이나 다름없는 '요'자를 붙이고 있긴 한데, 말을 놓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또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콘텐츠 촬영할 때도 그렇고, 넷이 모이면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고 밝히며 웃었다.
2010년 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유라는 가수 활동은 물론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KBS 2TV '라디오 로맨스', MBC '그 남자의 기억법', '기상청 사람들'에 앞서 출연한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가수 활동으로는 12년, 연기 시작을 한 이후부터 10년의 시간을 지내 온 유라는 "진짜 정말 정말 뿌듯하다"면서 "제가 했던 작품 하나하나 다 제게는 좋은 경험이었고 추억이었다. 2014년에 출연한 '도도하라'는 제 나이가 스물셋일 때 찍은 건데, 그 작품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또 출연했던 드라마의 OST만 들어도 그 때 배우들과 소통했던 것, 분위기가 다 생각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하나 정말 진짜로 그 캐릭터에 몰입해서 연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 그 캐릭터가 그리워질 때도 있고 정말 자식 같은 그런 소중한 느낌이 든다. 그 중에서도 '기상청 사람들'의 유진이는 가장 최근에 연기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저의 연기 생활에 큰 발판이 돼 준 작품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걸스데이 이야기에도 환한 미소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걸스데이에서 배우까지, 지난 12년의 활동을 날씨로 표현하면 어떨 것 같냐'는 물음에 유라는 "완전 맑음이죠"라고 환하게 웃으며 "정말 단 1년도 행복하지 않았을 때가 없었다. 제가 연습생 기간이 너무 짧았다보니 신인 때는 갑자기 연예인이 된 것에 적응을 잘 못하고 갈피를 못 잡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12년 내내 제 날씨는 '맑음'이었다. 시간이 정말 후루룩 지나갔는데, 정말 너무나 행복한 12년이었다"고 떠올렸다.
현재 각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스데이 멤버들과의 재결합에 대해서도 "저는 좋다"며 "지금은 다들 각자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회사도 달라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얘기가 된 것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정말 그립다. 제가 무대 위에 있는데 춤이 기억 안 나고 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때요, 멤버들? 생각 없어요? 전 좋습니다"라고 유쾌하게 말을 이은 유라는 "지금은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멤버들을 곧 만날 것 같다. 저희가 만나면 거의 토론회처럼 얘기를 하는데, 아마 만나는 그 날에도 굉장한 토론회가 열리지 않을까 싶다"고 멤버들을 향한 끈끈한 정도 드러냈다.
유라는 "앞으로도 배우로서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아직까지 소심한 역할은 해보지 못한 것 같은데, 걸걸한 캐릭터나 액션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걸그룹 출신이라 몸을 잘 쓴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일 할 때는 열심히 하고, 또 쉴 때도 잘 쉬어서 '힘들다'는 생각은 안했던 것 같다. 어떤 특별한 원동력이 있다고 하기보다도, 그냥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다"라고 해맑게 웃어 보였다.
사진 = 어썸이엔티, 앤피오엔터테인먼트, SLL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