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금토드라마 ‘트레이서’에서 배우 임시완이 열연한 황동주는 잘생기고 똑똑한 회계사 출신 국세청 조사관이다.
그런데 그저 적당하게 일하는 보통 직장인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은 뻔뻔하고 당돌한 성격의 소유자로 동료들을 각성하게 하고 나쁜 놈들을 응징해 통쾌함을 선사했다.
“동주의 기본적인 성향은 불의를 참지 않는 성향이잖아요. 정의를 실현할 때 방법이 다채로운데 어떨 때는 깐족거리고 어떨 때는 해머로 내려치고 행동이 앞서요. 저도 불의에 참지 못하는 성격을 갖고 있으나 실제로 발현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차이는 있어요. 저는 다음을 생각하지만 동주는 그런 거에 있어 막힘이 없고 확신에 차 있기 때문에 아주 그렇게 마냥 똑 닮았다는 표현은 못할 거 같아요. 제가 지향하는 부분이지만 저는 못 하니 대리만족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대리만족감 때문에 많은 분이 동주를 재밌어하지 않았나 해요. 황동주가 예상하지 못하게 깐족거릴 때 특히나 재밌어한 것 같아요.”
임시완은 똘기 가득한 황동주를 이질감 없이 소화하며 선연한 존재감을 내보였다. 그 과정에 많은 고민이 있었단다.
“똘기를 최대한 많이 녹이고 반영하려고 했어요. 감독님과도 굉장히 많이 논의했고 아이디어 회의도 많이 했어요. 재기발랄하고 괴짜 같고 되바라진, 위트있는 면모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에 대본에서 볼 때는 동주를 굉장히 완벽한 사람으로 봤어요. 언변도 화려하고 실력 좋고 확신에 차 있고 나쁜 사람들이지만 윗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대하고 슈트핏이 좋고 잘생기기도 한 거로요. 그런데 이 사람의 능력치는 현실에서 존재하기 불가능하잖아요. 그걸 많이 배제하려고 했어요. 소위 말하는 똘기를 많이 집어넣어 해소하고 싶었죠.
오히려 너무 완벽한 사람이면 매력이 없어질 것 같더라고요. 감독님과 회의를 거치고 같이 고민하면서 방향을 그렇게 잡았어요. 한편으로는 그런 부분이 너무 들어가면 오히려 매력을 해칠 수 있어서 외줄 타기 하는 불안함도 있었고요. 이게 맞을까, 여기서 더 가서 이런 걸 표현하는 게 맞을까 고민했어요. 이게 과하면 안 되는데 오히려 안 하는 게 나을까 고민했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려고 했어요.”
황동주는 사실 마냥 선한 인물은 아니다. 전직 대기업의 뒷돈을 관리하던 업계 최고의 회계사였고 PQ그룹의 상무였던 아버지 황철민(박호산)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국세청에 입성했다. 냉소주의가 가득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착하디착한 히어로는 착함을 지켜야 해 선택지에 한계가 와요. 그런데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캐릭터는 어떤 복수를 할 때 착함을 지킬 필요가 없어 여러 선택지가 있어요. 그래서 더 통쾌할 수 있고요. 착함으로만 무장해서 이 사람을 응하면 응징하는 강도도 약해진다고 봐요.
착하다는 단어에는 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게 전제조건으로 깔려 있잖아요. 일상에서 통용되는 착함을 고찰해본다면 응징하는 것에 제약이 많을뿐더러 응징의 정도가 뜨뜻미지근해 통쾌함을 유발하기에는 힘들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선택지가 넓은 캐릭터가 사랑받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 역시 그런 이유에서 선택지가 많고 거리낌 없는 캐릭터라는 것에서 통쾌함을 느꼈고 속이 시원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죠.”
황동주는 일명 ‘쓰레기 하치장’으로 불리는 조세 5국의 팀장이 됐다. 불도저 같은 성격으로 세금을 안 내려고 꼼수를 부리는 이들을 응징한다. 출근 첫날부터 고액체납자 양 회장(우현)의 자택으로 쳐들어가 해머로 기둥을 가격, 은닉한 비자금 10억을 찾았다.
임시완은 “‘트레이서’의 매력은 극단적인 예로 망치를 내리찧는 신과 회의장에 난입해 쑥대밭을 만들어놓는 두 신이라고 생각한다. 황동주의 재기발랄함, 괴짜 같은 똘기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여러 가지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해머를 들고나오는 신이에요. 시위하는 사람들이 황동주를 의인으로 모시며 박수쳐주는데 동주가 그걸 피하지 않고 손을 합장하고 인사하는 신에 많은 반응을 해주셨어요. 저도 촬영할 때도 재밌고 실제로 볼 때도 재밌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는데 ‘킹받는다’라고 표현해줘 많이 기억에 남아요.”
세금 20억을 안 내려고 버티는 야구선수 변봉석에게도 한 방 먹였다.
“변봉석을 찾아가는 신을 재밌게 찍었거든요. 악질 체납자에게 힘줘서 얘기하기 보다는 말투도 일부러 구수하게 하려고 했어요. 세금을 받겠다는 확신이 깔려 있으니 일부러 약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거죠. 슈트를 빼입어도 말투를 구수하게 해서 내가 저 사람보다 아래인 것처럼 허점을 보이는 거예요. 그럼에도 그 사람이 기 싸움, 수 싸움에서 지고 세금을 받아내는 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지점이었어요. 그래서 캐릭터를 허점이 많아 보이게 설정했고 그런 이유로 통쾌함이 배가됐다고 생각해 재밌게 찍었습니다.” (인터뷰2②에서 계속)
사진= 풀럼에이앤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