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프리스트’, ‘오우거’ 후 3년 만에 안방에 복귀해 반가운 모습을 드러냈다. '트레이서'에서 열연한 배우 박용우는 “항상 그랬듯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하다. 좋은 배우분들, 스태프분들과 함께해 너무 즐거웠고 다치지 않고 행복하게 잘 마무리 지어 너무 기쁘다”라며 유종의 미를 거둔 소감을 밝혔다.
25일 종영한 웨이브 오리지널, MBC 드라마 ‘트레이서’에서 박용우는 조세 5국 과장 오영을 연기했다. 한때 조세국 에이스였지만 일을 안 하는 게 일이자 신념이 된 인물이다. 국세청에 굴러들어온 팀장 황동주(임시완)와 부딪히지만 황동주 덕분에 뜻밖의 변화를 겪고 각성했다.
“최대한 공감을 많이 일으키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정 부분은 판타지적인 감성을 가진 역할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제 생각에는 그래도 오래 직장 생활한 분들, 사회생활한 분들, 가장인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분들의 마음에 억눌린 감정이 있잖아요. 꼭 표현하고 싶고 당당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으실 텐데 오영을 통해 기본적인 공감대를 일으키면서 대리 만족시킬 수 있는 역할이길 바랐어요. 그렇기 때문에 초중반까지는 남루하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다가 감정적으로 변화를 줬어요. 기본적으로는 위축돼 있지만 마냥 의기소침하지 않고 에너지가 단단한 느낌을 주려고 초반부터 감독님과 많이 얘기했어요.”
조세 5국 국장으로 선출된 오영은 황동주와 본격적으로 손잡았다. 전의를 불태우며 나쁜 돈을 추적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로 8회의 기자회견 신을 꼽았다. 이때 오영은 골드캐시 피해자들의 체납액을 대납한 사실을 인정하며 “경직된 조직 때문이란 핑계로 부실 조사를 방관해 온 저 같은 사람이 더는 없도록 하겠다”라며 단호히 말했다.
“나름대로 각성하고 능동적으로 변해 마음에 품었던 정의에 대한 행동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옮기는 장면이에요. 대사도 대사지만 여러 가지 통쾌한 느낌을 받지 않았나 합니다.”
실제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냐라고 물으니 “저는 그전에 잘리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예전에 아르바이트 빼고는 조직생활을 하지 않았는데 그전에 잘렸을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훌륭하고 인내심이 많은 회사일 거예요. 하하. 오영과는 다른 케이스일 텐데 예전에 저는 여리고 겁이 많았고 솔직하게 표현해야 속이 풀리는 욕구가 충만한 사람이에요. 그런 상황에 놓였으면 더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았나 싶어요.”
박용우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완벽히 달라진 오영을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어떤 역할을 하든 배우는 아무리 싱크로율이 안 맞아도 자기와 연결고리 될 것들을 찾기 마련이에요. 오영도 마찬가지고요. 오영과 저와 닮은 점은 예전에 저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몇 년 정도 활동을 적극적으로 안 한 기간이 있었는데 오영도 그런 휴지기가 있었어요. 연기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부정적이고 어두웠는데 지금은 연기가 되게 재밌거든요. 그런 부분도 오영의 변화와 비슷한 것 같아요.”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통쾌하게, 또 짜임새 있게 그렸다.
“‘트레이서’, 또 오영 캐릭터를 맡아 행복했어요. 살아가면서 서로 간에 염치 있게만 살면, 쉽게 말해 당당하게 살기만 하면 행복한 세상이 될 것 같거든요. 양심에 맞게 염치에 맞게 살자는 메시지를 준 드라마 같아요. 개인적으로 작가님을 높이 사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구성해놓지 않으면 이어가기 쉽지 않은 드라마인데 끝까지 힘을 잃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너무 작가님이 대단하고 멋지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박용우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기하는 걸 전보다 즐기게 된 돼 좋다. 드라마든 영화든 걱정되는 마음보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라며 거듭 이야기했다.
“여태까지 다른 데 눈을 안 돌리고 연기만 해왔는데 감사한 일이죠. 다른 일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이제껏 연기만 해왔어요. 저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즐겁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슬럼프를 포함해 안 좋은 상황이 생기거나 만족할 만한 어떤 성과가 있지 않을 때는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인정하면 돼요. 머리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가슴으로 인정해야 해요. 물론 그건 쉽지 않죠. ‘이 상황이 끝이 아니고 분명히 잘 될 건데 잘되기 위해서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기가 필요하고 갈등이 있어야 한다. 나는 당연히 잘 될 거다. 진심으로 받아들이자’ 했어요.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극복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프레인 TP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