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서동갑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악의 정점에 선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치열하게 들여다봐야만 했던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서동갑은 극중 동료 형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형사로서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사건 청탁에 뇌물까지 받는 비리 형사 김봉식 역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종영에 앞서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나눈 서동갑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서동갑은 김봉식 캐릭터를 통해 '개봉식'으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서동갑은 시청자의 반응에 대해 "잠깐씩 보긴 했다. 재밌었다. 욕을 많이 하시더라. 실시간 톡 이런 게 있지 않나. '연쇄 살인범보다 더 짜증난다. 그냥 짜증난다. 꼴보기 싫다. 재수없다' 이런 반응이 많더라"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보다 더 재밌었다. '악의 마음'이 수사물, 형사물이랑은 장르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좀 다른 거지 않나. 범죄보다 프로파일러를 중심으로 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또 권일용 교수님이 자문을 해주셨다. 첫 리딩 때 권일용 교수님이 '형사분들이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은데?', '누가 떠오른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대본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서동갑은 "일단은 1부부터 4부까지 먼저 봤다. 그때까지는 과정이지 않나. 시간도 길어지고, 만들어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으니까. 예전에는 극중 김봉식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수사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 그런 방식들이 점점 바뀌는 거지 않나. 이후에 나올 센 악역들에 대비한 전초전 같은 느낌이었다. 약간 흥분을 가지면서 대본을 읽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봉식이 하는 것 없이 계속 어디에 가지 않나. 계속 당구 치러 가고 사우나 가는데 대사들이 너무 재밌었다"며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저의 캐릭터가 있지 않나. 제가 나서서 제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보다 제가 빠져있는 자리에서 다른 배우들이 제 캐릭터를 선명하게 해주는 그런 부분들이 재밌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서동갑은 김봉식 캐릭터에 대해 "짜증나는 것도 있지만 재미도 찾을 수 있다. '시옷 시옷 기역 기역' 자음 찾았을 때 장면도 주변 배우들이 '희한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하니까 그럴 듯 하다'고 했다. 그 신 찍을 때 모니터 뒤에서 감독님이 웃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김원해와의 케미도 언급했다. 그는 "원해 형이랑 현장에서 조금씩 그런 케미를 맞췄다. 원해 형은 워낙 순발력도 좋고 대상이나 상황들을 정말 디테일하게 보고 풍부하게 만들려고 늘 고민하시는 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봉식은 그야말로 '하지 말라는 건 다 하는 형사'였다. 서동갑은 "주인공들은 진지하고 신중해야 하지 않나. 김봉식 같은 거칠고 막무가내인 인물들이 그들을 돋보이게 해 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마냥 악역 같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왜냐하면 김봉식은 여러 실존 인물들을 함축시킨 캐릭터지 않나. 여러 사람이 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옛날에 그렇게 했었던 걸 다 안다. '까라면 까' 식의 분위기가 팽배했지 않나. 근데 이 시대에서 보니까 제 나이 또래들조차 '그거 말이 안 되는 것 같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하더라. 근데 극중 배경이 2004년도다. 2004년에 연쇄살인범 두 명이 우리나라에 존재했지 않나. 얼마 지나지 않은 그 시대의 이야기다"라고 캐릭터 해석을 전했다.
가장 고민했던 점에 대해 묻자 "김봉식 같은 경우에 저는 정말 그 시대에 있었던 사람처럼, 현실감 있는 인물을 그 공간에 앉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른 수사 방식 때문에 의견 충돌이 생겨서 그렇지 사실은 백준식(이대연)이나 허길표(김원해) 같은 경우도 김봉식과 같은 세대지 않나. 저도 그들한테 배웠던 거고. 근데 이들은 가능성에 좀 더 열려있는 인물이었던 거다. 김봉식은 약간 보수적인 방식을 선택한 것 뿐이다. 그 전에는 그게 늘 맞는 거였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서동갑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 대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그는 "김봉식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 이미 시청자분들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신 것 같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 이제 이들은 김봉식 같은 사람들을 정말 싫어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시대 뿐만 아니라 수사 방식도 많이 바뀌고 발전했지 않나. 이제 우리나라에는 연쇄살인범이 없다. 프로파일링이 도입되면서 빨리 잡힌다. 근데 이제 그거보다 무서운 게 있다. 보이스피싱부터 n번방 같은 사이버 범죄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죽이는 거다. 피해자 자체가 너무 많아졌다. 권일용 교수님도 이런 부분을 굉장히 고민하시더라"라며 느낀 점을 전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박지영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