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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양주FC, 조주형 신임 단장 인터뷰

기사입력 2011.03.14 01:50 / 기사수정 2011.03.14 01:50

유정우 기자

-챌린지리그(K3리그), 어느 시민구단의 당찬 도전

[엑스포츠뉴스 = 양주고덕구장, 유정우 기자] 영국의 프로축구 리그를 보다 보면 의외의 경우가 많다.

FA컵(Football Association Cup)이나 칼링컵(Carling Cup)에서 소위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인 소규모 클럽이 대형 축구 클럽을 누르고 준결승, 결승까지 가는 파란이 종종 일어난다. 이를 보면서 우리는 열광한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모습에서 오는 쾌감과 그들의 열정이 그라운드나 브라운관을 통해 그대로 전해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속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열정을 함께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국내 챌린지리그(K3)에도 이런 열정을 가진 팀이 있다.

지난 시즌 10위까지 추락한 팀 성적을 3위까지 끌어올리며,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 프로팀과 내셔널 팀 그리고 대학팀과 경기를 펼치는 2011년 FA컵 진출권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킨 양주시민축구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1년 양주시민축구단이 또 한번의 파란을 예고하며 새로운 수장을 영입했다.

그 주인공은 조주형 신임단장이다. 챌린지리그(K3리그)의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양주시민축구단 조주형 단장을 만나 그가 가진 축구열정과 구단운영에 대한 포부를 들어보았다.


양주시민구단에 수장이 되셨는데, 양주와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7년전 쯤 대장금 테마파크에 가족여행을 왔다 공기가 너무 좋다고 느껴 이곳으로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다니던 직장이 스포츠브랜드 회사(법인명;신신상사-스타스포츠)라 자연스럽게 지역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가능성 있는 아마추어 팀을 발견해 꾸준히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스타스포츠 유소년 축구단을 창단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시민구단 단장으로써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폭넓은 이해력과 친화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친화력은 선수와 팬, 시민과 지자체 등과 투명하고 합리적인 구단 운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축구인 출신이 아닙니다. 정통 선수출신도, 협회 출신도, 구단 출신도 물론 아닙니다. 정확히 따지면 기업인 출신인 거죠. 하지만 어려서부터 아버님(조병성 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회장, 전 서울시축구협회장, 전 스타스포츠 고문)이 축구계에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축구와 가깝게 지내왔습니다.

서울서 자라면서 스포츠부로 유명한 중동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럭비란 운동과 인연을 맺었고, 경희대에 입학하면서 럭비부로 활약했던 경험이 선수들 심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우에서 섬유관련 무역업무를 했었고, 태국에서 5년간 개인사업을 운영하다가, 스타스포츠에 입사(현 스타스포츠 이사)하게 됐습니다. 스타스포츠에 입사하면서 제 자가용이 영업용 택시 보다 더 많은 킬로수를 기록 할 만큼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고 다녔고, 유소년에서 프로팀까지 전국 축구계 인사들과 관련기업 등과 소중한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 과정이 축구와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축구계의 지원군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새로 이끌어갈 구단운영의 중점 사항이 있다면?

투명한 지역밀착형 운영입니다.

수년 전, 일본 J2리그에 갔을 때, 경기장 앞을 가득 매운 지역민들의 모습에서 큰 충격을 경험했습니다.

먹고 살기 바쁠 텐데 모두가 어우러져 사고팔고 나누고, 벼룩시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응원도구는 물론이고, 싱싱한 채소에서 헌 옷과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지역민들은 생업을 경기장 앞으로 이동한 듯 활기찬 모습으로 경기 전 여흥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30분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약속이나 한 듯, 팔던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이나 일제히 레플리카(유니폼)로 갈아입고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내 축구리그에 대한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지자체 예선과 시민의 동참이 없는 시민구단은 허울좋은 껍데기 일 뿐 입니다. 유소년 육성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에너지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시민구단의 ‘첫 걸음’ 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와 프론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주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구단으로 탈바꿈해야 함은 물론이고, 모든 연령대의 시민들이 축구단 운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개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1억원을 후원하는 1개의 후원사보다, 만원을 후원하는 만명의 시민이 결국, 앞으로 100년을 이끌 한국형 시민구단의 새로운 ‘힘’이 되지 않겠습니까?

충실한 유소년 시스템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구상하고 계시는 대안은 있으신지?

양주시민축구단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작은 구단입니다. 이는 지역 내 기본적인 축구 인프라가 발전해야 우리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뜻합니다.

때문에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피라미드 형’ 인재육성이 선행되지 않으면 결국 비싼 값의 선수몸값에 허덕일 수 밖에 없을 것 임은 분명합니다.

우리 구단은 제가 단장으로 부임하기 이전부터 ‘작지만 강한 구단’을 만들기 위해 미래 성장동력인 유소년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스타유소년축구단과 덕계중, 덕계고 등 U-12, U-15, U-17을 유소년 시스템을 자발적으로 갖췄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의 미래이자 가장 큰 장점이라 자부합니다.

부임기간 중, 유소년 팀들의 안정적인 팀운영 위해 구단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고, 지역 연고선수를 적극 활용해 지역밀착형 구단의 초석을 만드는데 행동으로 일조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단장 ‘조주형’과 인간 '조주형'의 향후 목표는?

양주시민축구단은 리그 초대 챔피언입니다. 지난해 양주시민축구단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단장 조주형으로 단기적인 목표는 더욱 탄탄한 팀워크를 발휘해 양주시민의 가슴에 또 하나의 별을 달아드리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포부는 양주시민축구단을 K리그에 승격하는 것이고요(웃음).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우리는 큰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전진할 계획입니다.

실현가능 하겠냐는 분들께는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K리그 승격은 목표일 뿐이고, 우리의 최종 꿈은 AFC(Asia Football Champions League) 시상식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높게 드는 것이라고(웃음), 꿈과 목표는 분명 다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과 양주시, 그리고 선수가 하나 되는 진정한 의미의 시민구단으로써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요? 10년 뒤 또는 50년 뒤, 저 또한 한 명의 양주시 축구팬으로 돌아간 이후에라도 지금 꾼 꿈이 헛되지 않았다고 평가받는 축구계의 ‘거름’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유정우 기자 jw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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