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가 만난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 이하 엑'스만사는 드라마 예능 등 이야기를 만드는 제작진들을 만나, 생생한 현장이 녹아있는 비하인드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모든 출연자들에게 고마워요. 그 중에서는 아무래도 1기에게 가장 애정이 갑니다."
데이팅 프로그램에서 실제 결혼 커플이 탄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인륜지대사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엄청난 일을 NQQ·SBS Plus '나는 SOLO(나는 솔로)'는 벌써 세 번이나 해냈다. 제작진이 출연자 매칭을 잘하는 건지 이쯤 되면 웬만한 결혼 정보 회사보다 낫다 싶다.
우리 주변에 볼법한 사람들, 제 각각 모양새가 다른 고백,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펼치는 리얼한 사랑싸움은 특별하기보다는 평범함에 가까운데 많은 시청자들은 이런 점을 '나는 SOLO'의 매력으로 꼽는다.
꾸며내지 않는 솔직함이 통했을까. 당초 단발성으로 기획됐던 '나는 SOLO'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NQQ와 SBS Plus의 스테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즌, 왓챠, 웨이브, 티빙에 이어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에도 진출하며 국내 서비스 중인 주요 OTT 플랫폼에 모두 안착하는 쾌거를 거뒀다.
남규홍 PD는 '나는 SOLO'를 기획한 이 프로그램의 수장이다. 연애 리얼리티의 교과서로 불리는 SBS '짝'(2011-2014)을 연출한 장본인으로 지금은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를 차려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호평을 받은 '스트레인저'에 이어 '나는 SOLO'까지 대박을 치며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성과를 이뤄낸 그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다음은 '나는 SOLO' 남규홍 PD와 일문일답.
Q. 최근 '나는 SOLO'를 비롯해 '돌싱글즈', '솔로지옥' 등 연애 리얼리티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일반인 데이팅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짝'의 연출자로서 요즘의 예능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짝'을 시작할 때도 이런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통할 장르라고 봤다. 이성을 찾는 건 인간의 솔직한 본성 아닌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부분이라 포맷적으로 잘 만들어 놓으면 장사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부분이 있었다. 또한 요즘 코로나19 시국이라 바깥으로 데이트를 많이 못 나가는데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 여기에 지켜보는 재미, 구경하는 재미, 몰래 엿보는 재미들이 충족되지 않았나 싶다. 한국 사람들은 뭐든지 잘 만드니까 주제와 방식을 잘 다듬는다면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건 당연한 것 같다."
Q. 출연자들의 리얼한 감정선을 관찰자 입장에서 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종종 생길 것 같다
"물론이다. 출연자들이 서로 교류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현장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 않나. 저희도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그대로 내버려 둘 수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 의미 있게 감정이나 행동을 살릴 수 있을까, 동시에 방송적으로 의미있고 재밌게 만들까 고민한다.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을 두고 그때그때 조치를 하거나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어떻게 감정을 쌓아가는지는 매 기수마다 다르다."
Q. 일반인 출연자들의 등장엔 명과 암이 분명하다. 최근엔 4기 영철을 둘러싼 이슈가 뜨거웠다
"4기 영철의 경우엔 총 6회 방송이 다 나가지도 않았는데 초반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연출자로서는 가치 판단을 두고 너무 많은 분들이 출연자를 과하게 몰아간 것은 아닌가 안타까움이 컸다. 사실 방송에는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 더 많기도 했다. 일부분을 가지고 판단하거나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지양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제작진은 모든 출연자들을 공평하게 대하며 애정을 갖고 있다. '이 사람은 잘못된 캐스팅이다. 잘못된 사람이다'라고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에 이슈가 커진 데는) 해당 장면을 불편하게 본 분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본인(영철)이 대응을 하면서 더 화제가 됐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일부러 편집을 통해 화제를 이끌어냈다고 하는데, 이런 화젯거리는 전혀 원하지 않고 굳이 필요없다. 시청률이 저조하게 나와도 상관 없다. 이런 일로 화제가 되고 시청률이 올라갔다고 좋아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다."
Q. '나는 SOLO' 제작진 만의 고충도 있을까
"글쎄 육체적으로 피로한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연예인들과 촬영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다. 굳이 고충이라고 꼽자면 코로나19로 인해 방송 현장이 무척 조심스러워졌다는 점이다. 스태프나 출연자가 조금이라나도 몸살이 나면 촬영을 중단해야 하니까. 그래서 요즘엔 촬영이 무사히 끝나면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박수를 친다. 방송에 대한 고충은 차라리 행복한 것이 아닐까 싶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기수는 어떤 팀인가
"모든 출연자들이 고맙지만 아무래도 1기가 '나는 SOLO'의 문을 열어준 사람들이라 가장 애정이 간다. 사실 어떤 프로그램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른 채 제작진에 대한 믿음 만으로 함께해 주신 분들이지 않나. 가장 용기 있는 분들이라 특별히 감사한 마음이 든다."
Q. 돌싱, 모태솔로, 동창 등 다양한 그룹의 지원자들을 모집 받고 있다. 특집 방송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모집을 계속 받고 있으니 때가 되면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나는 SOLO'는 타 방송과 다르게 끊임 없이 촬영을 나가고 방송을 이어간다. 벌써 대여섯번 촬영헀더니 1년이 훌쩍 지나간다. 틈틈이 준비해서 돌아오겠다."
사진 = NQQ·SBS플러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