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선발 한 자리를 두고 네 명의 투수가 경쟁 중이다. KIA 타이거즈는 예비 선발 후보들의 호투를 지켜보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KIA 선발 로테이션에는 빈틈이 존재한다. 이의리가 지난 15일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왼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며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임기영 또한 왼쪽 내복사근 미세손상 부상을 당하며 대열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하위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의리는 시범경기 중, 후반에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임기영은 개막 로테이션 합류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탈자가 발생하자 KIA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하위 선발투수 또는 롱릴리프로 활용이 가능한 한승혁, 윤중현, 이민우, 유승철을 선발 후보로 추렸다. 머지않아 후보자들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첫 실전은 22일에 열린 자체 홍백전이었다. 한승혁과 이민우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고 나란히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민우의 뒤를 이은 유승철 역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홍백전에서 휴식을 가진 윤중현은 지난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 임무를 맡았다. 안정적인 제구를 앞세워 2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윤중현이 내려간 뒤 이민우가 마운드에 올랐고 2이닝 1실점 성적을 냈다. 특히 타자와 빠른 승부를 펼치는 투구 템포가 인상적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민우는 템포가 빨라졌고 공격적으로 했다. 윤중현은 결과는 좋았지만,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면이 조금 더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다음날 KIA는 한화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한승혁-유승철 조합을 내세웠다. 한승혁의 퍼포먼스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10타자를 상대로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볼넷 없이 안타 하나만을 허용했다. 더구나 직구 최고 151km/h를 뿌렸다. 유승철은 3회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승부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1⅔이닝 동안 1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보크로 인해 헌납했다.
수장은 선발 후보들의 투구 내용을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한승혁이 공격적인 투구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대감이 좀 더 올라간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길 기대한다"면서 "유승철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피칭이었다고 본다. 오랜만에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 올라와서 그런지 조금은 힘이 들어간 모습도 보였다. 점차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칭찬했다.
연습경기들을 통해 예비 선발 후보들은 각자의 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경쟁의 긍정적인 효과다. 어느 누구 한 명도 낙오되지 않으며 양보 없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조금이라도 어긋난 모습을 보인다면, 자리다툼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KIA는 당장 이번 주에도 목요일 삼성 라이온즈, 주말 KT 위즈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있다. 네 명의 투수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시간이다. 치열한 싸움을 이겨내고 선발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는 누가 될까. 선의의 경쟁이 더욱 흥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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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