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닥터' 고상호 "수술실 익숙해…'김사부2' 큰 도움"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고스트 닥터' 배우 고상호가 남다른 노력을 내비쳤다.

고상호는 지난 2월 22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에 출연해 또 한 번 눈도장을 찍었다.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다.

고상호는 흉부외과 펠로우 4년 차, 차영민(정지훈 분)의 충직한 후배 안태현 역을 맡았다. 고상호는 종영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먼저 그는 대본의 첫인상에 대해 "흥미진진했다. 출연 제안을 받고 4화 대본까지 먼저 봤었다. 제가 어떤 사건의 중심에 있고 저로 인해서 차교수님도 그렇게 되면서 제 사건 위주가 되기 때문에 초반에 승부를 잘 봐야한다고 생각해서 신경을 더 많이 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극중 안태현은 차영민이 코마에 빠진 이후 계속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배신과 뒤통수 속 줄타기를 하는 모습이 위태로워보였다. 고상호는 "이쪽 편을 갈지 저쪽 편을 갈지 계속 왔다 갔다 했지 않나. 시청자분들이 예상을 못 하셔야 반전의 의미가 더 커진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캐릭터들마다 사소하게라도 각자의 반전들이 조금씩 있었기 때문에 빌드업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 태현이의 마지막 반전은 차영민 수술에 들어가서 살리는 거였기 때문에 그 길까지 가는 과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만들지를 고민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안태현은 차영민과 한승원(태인호) 사이에서 결국 다시 차영민을 선택한다. 안태현은 한승원의 사주와 계략을 밝히며 자수한다. 고상호는 안태현의 반성 엔딩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8부 쯤이었다. 해고 당하기 전까지 잘 토스하고 잘 빠져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에 제가 흔들리는 걸 잠깐씩 보여주면서 병원 외부에 있는 태현으로서 14부까지 끌고 가지 않나.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쟤 왜 갑자기 돌아서?'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게 고민을 많이 하고 빌드업을 했던 것 같다"라며 "태현이가 이런 걱정을 갖고 있고 괴로워하고 있다는 걸 조금이라도 잘 보여드리고 싶었다. 갑자기 마음이 돌아서는 것처럼 안 보이고 싶었고, 태현이의 그런 상황들이 잊힐까봐 걱정이 됐다. 그래서 그런 중간 단계를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자 고상호는 "다큐멘터리를 정말 많이 봤다. 감독님이랑도 얘기를 많이 했었었다. 흉부외과 전공의, 펠로우 선생님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다큐멘터리에 리얼하게 담겨 있지 않나. 진짜 병원 안에 있는, 환자를 대하고 수술하는 의사로서 비춰지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잘 물들어서 보여졌을 때 제가 한 것들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해주시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수염이랑 헤어스타일 같이 비주얼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누가 봐도 지쳐보이는 비주얼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했다. 그는 "거의 모든 것들을 감독님과 상의 하에 만들었다. 덥수룩한 수염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저는 한술 더 떠서 머리 스타일까지 생각했다. '쟤 진짜 외모에 신경 안 쓰는구나. 병원에만 찌들어있구나' 이런 느낌을 주려고 했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고스트 닥터'는 의학에 판타지까지 가미된 작품이었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묻자 "의학 드라마는 수술 장면이 리얼하게 나오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되게 오래 걸리고 하나하나 배워야 한다. 근데 또 거기에 판타지가 섞였지 않나. CG 신을 촬영할 때는 OK 컷 사인이 나더라도 세 번을 찍어야 했다. 그런데 수술 장면까지 겹치니까 하루종일 찍어야 했다. 처음 찍으시는 분들도 그렇고 촬영, 편집까지 다들 많이 고생하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스트 닥터'는 고상호에게 두 번째 의학 드라마. 고상호는 의학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전하며 "수술 신에서 손 디테일을 따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제가 다 했다. 메인 장면 뿐만 아니라 그런 디테일 장면도 원래는 자문 선생님이 하시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선생님들도 다 바쁘시지 않나. 스케줄 짜기도 어려운 상황이니까 이런 디테일 장면은 제가 하려고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상호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수술 장면이 많이 익숙해지더라. 현장에서 의사 선생님 오실 때마다 배우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전문적인 건 선생님들이 하셨고 저는 잡아주고 당겨주고 이런 서브적인 것들을 했다. 바늘에 정말 많이 찔리긴 했는데 (웃음) 수술 장면이라든가 피 같은 게 무섭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또 고상호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2'를 언급하기도 했다. 고상호는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외과의 양호준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수술실 분위기가 생소하지가 않고, 포지션도 비슷했기 때문에 '난 이때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을 하면서 의사 선생님들이 오시면 '어떻게 이렇게 맨날 하세요?' 했다. 근데 또 오히려 의사 선생님들은 어떻게 이렇게 하루종일 촬영을 하냐고 반문하시더라"라며 웃어보였다.

고상호는 인터뷰 내내 제작진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스태프분들께 너무 고마웠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밤낮으로 묵묵하게 뒤에서 해주셨던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그  노고가 있어서 이 작품이 탄생을 한 건데 그거에 대한 말을 못해서 늘 미안하고 아쉬웠다"고 말했다.

고상호는 "이 시국에 다 어려움의 연속이었고 힘든 게 많았는데 이겨내고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표현할 데가 없었는데 여러분 덕분에 좋은 작품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알아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박지영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