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장기하가 가장 장기하다운 앨범을 발표하며 솔로 뮤지션 첫 걸음을 내딛었다.
23일 오전 장기하 첫 번째 솔로 EP 앨범 '공중부양' 발매 기념 온라인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보컬로 10년 간 활동하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장기하. 지난 2018년, 밴드 활동을 종료하면서 잠시 공백을 이어온 그가 3년 여 만에 솔로 뮤지션으로 첫 EP 앨범 '공중부양'을 발표했다.
오랜 공백을 끝내고 솔로 뮤지션으로 시작을 알린 장기하는 "굉장히 떨리고 아직 실감은 잘 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한다니까 주변에서 연예인이냐고 반응하던데, 저 역시도 까먹고 있던 부분이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기하는 지난 2008년 '싸구려 커피' 발매 당시를 떠올리며 "아무도 나의 음악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아예 달라졌다. 음악적인 기대를 하지 않더라도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거나 한 차례 해먹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음악을 하는 건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장기하는 "초심 따위 개나 줘버려 가사를 썼지만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나다운 거 외에는 신경 쓰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2008년에도 나 외에 신경 쓸 필요 조차 없었듯이 먼 길을 돌아 지금 드는 생각 역시 처음 생각이 맞다는 거다. 나다운 음악을 나답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가장 장기하다운 음악의 주된 요소는 '목소리'다. 장기하는 음악적 정체성에서 목소리에 가장 힘을 실기 위해 녹음 과정에서 목소리를 먼저 녹음하고, 악기 사운드를 뒤에 입히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닌데 작업하다 보니까 앨범에 실린 다섯 곡 모두 베이스가 빠졌더라. 생각해 보니까 장기하와 얼굴들 떄와 많이 다르게 하고 싶었던 거다. 장기하와 얼굴들 때는 밴드 편성이기도 했지만 베이스가 굉장히 많이 강조됐다. 은연중에 장기하와 얼굴들과 편곡적으로 많이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베이스를 줄이다 못해 빼 버린 게 아닌가 스스로 추측해본다"고 전했다.
10년 간 멤버들과 함께 작업하는 방식을 이어왔던 만큼 홀로 작업을 이어오면서 외롭지는 않았을까. 장기하는 담담한 어투로 "앨범 준비 과정에서는 외롭지 않았다. 늘 함께하던 연주자들이 없어져서 음악 자체는 저 혼자 만들었지만 협업하는 분들이 많았다. 회사 스태프부터 동료 뮤지션들까지 함께했기 때문에 오히려 내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불현듯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고. 그는 "최근 어떤 콘텐츠 촬영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라이브를 한 적이 있었다. 늘 저와 함께하던 연주자들이 없이 나 혼자 있더라. 그럴 때 이 외로움을 혼자 극복해야하는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장기하는 오는 3월,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공중부양'의 라이브 무대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들을 선사하고 관객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공연 소개를 이어가던 장기하는 "장기하와 얼굴들 때 노래를 하지 않을 거다"면서 "어떻게 하면 이번 앨범의 노래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을 이어가던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렇다고 앞으로 영영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마치 제가 은퇴했다는 말처럼 오해하실까봐 노파심에 말씀드린다. 이번 공연에서만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차차 할 거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처럼 첫 솔로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컴백 활동과 단독 공연까지 앞두고 있는 장기하는 "올한해 재밌는 협업도 많이 하고 싶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싱글 작업도 하고 싶다. 제 생일 이틀 뒤 나온 앨범이라 발매와 동시에 솔로 커리어도 시작된 느낌이다. 이제 40대의 음악 인생은 이렇게 쭉 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전하며 앞으로 보여줄 재밌고, 독특하고, 장기하스러운 음악을 기대케 만들었다.
한편 장기하 첫 솔로 EP 앨범 '공중부양'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사진=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