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음악적으로 좀 더 성장한 모습, 진짜로 보여드려야죠."
'곰탕 보이스' 가수 홍자가 10주년을 맞이한 마음가짐을 고백했다.
홍자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지난달 26일 발표한 새 디지털 싱글 '화양연화' 작업기와 다채로운 비하인드를 밝혔다.
'화양연화'는 지난해 4월 발표한 두 번째 EP '술잔' 이후 오랜만에 홍자가 내놓은 신곡이다. 전작에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누아르 트로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다.
'화양연화'에는 홍자를 대표하는 수식어 '곰탕 보이스'에 걸맞게 짙고 아련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더욱 깊어진 감성과 아련한 분위기로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화양연화를 떠올리게 하는 게 특징이다.
홍자는 10주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신보를 낸 소감에 대해 "(10주년은) 저에게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다"며 "축하를 받는 자리가 생긴 게 믿어지지 않았고 묘했다. 얼떨떨한 면도 있고 내가 한 분야에서 10년이나 됐구나 싶어 막중한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적으로 좀 더 성장한 모습을 진짜로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었다"고 남다른 소회를 털어놨다.
'화양연화'는 히트메이커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작곡한 곡이다. 홍자는 텅 비어버린 마음을 담담한 어조, 호소력 짙은 보컬, 격정적인 5단 고음으로 다채롭게 표현했다.
홍자는 "이 곡이 15년이 됐다고 들었다"면서 "작곡가 님이 영화 '화양연화'를 보고 영감을 받아서 썼고 많은 가수들이 도전한 걸로 안다. 아무래도 곡 자체가 심도가 있다 보니까 아끼셨 던 것 같다. 저도 3년이 걸렸다. 그만큼 이 곡이 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함부로 할 수가 없었고 이 곡이 지닌 깊이를 감당할 수 있을 때 부른다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노래에 누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제가 임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노력했다"고 '화양연화'를 대하는 각별함을 표했다.
한 곡 안에 다양한 감정부터 절절한 서사가 느껴지는 것이 '화양연화'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서사가 있어야만 하는 노래"라는 홍자는 "유행가처럼 가려면 구간구간 좋으면 그만이지만 감정 변화가 주어져야 했기에 음악성으로 가야 하는 곡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히트 여부를 떠나서 서사를 표현하는 부분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깊은 노래를 깊고 무겁게 부르면 자칫 노래를 망칠 수 있다. 그 중간을 찾는 게 힘들었다. 얼굴이 없이 음원으로 들었을 때 톤만으로 감정이 느껴져야 하니까 말이다. 결국 여린 감성으로 진한 느낌을 내는 점이 포인트가 됐다"고 털어놨다.
모든 부분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녹음 시간도 결코 짧지 않았다. 앞부분 벌스만 3시간이 걸렸을 정도. 영화 '화양연화'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연출하고자 욕심낸 홍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이 곡에 묻어있다.
홍자는 "저의 저음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면서 "자칫 암울하게 들리면 안 된다. 슬픔을 촉촉함으로 가져가려고 노력했고 총 녹음 시간은 10시간이 넘게 걸린 것 같다. 원래 녹음에 공을 들이는 편이긴 하지만 이 노래는 아무래도 서사가 있어서 글너지 구간만 놓고 보면 좋은데 전체를 두고 보면 아쉽거나 그런 점이 있었다. 여러 판단의 과정에서 과감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긴 녹음 과정을 회상했다.
전성기를 이어가는 홍자이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팬들과 대면하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아쉬움도 크다. 무엇보다 눈을 마주보며 감정을 나눌 수 없는 현실이 홍자를 가장 마음 아프게 한다.
"팬들과 자주 볼 수 없어 너무 아쉽다"는 홍자는 "그나마 대면 공연이 있을 때도 소통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말도 못하고 표정도 보기 힘들다. 물론 눈만 지그시 바라볼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무대에서 노래하는 사람도, 객석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도 서로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원없이 공연하고 원없이 무대에 서고 싶다"며 "예나 지금이나 무대는 하나하나 귀하다. 빨리 해소돼서 공연업계가 마음껏, 원없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박지영 기자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