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해,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정훈(34)은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는 이대호(39)와 함께 포스트시즌 무대를 누비고 싶다.
정훈은 3일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열린 2022시즌 스프링캠프 기자회견에서 "말로만 가을야구에 가겠다고 한 게 돼 버려 팬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나이가 들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열망이 커진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뛰는 선수들을 보며 추운 곳에서 고생한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사실 부러웠다. (이)대호 형이 은퇴하기 전에는 긴장감이 흐르는 그 무대에서 함께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가 가을야구 무대를 직접 밟은 건 2012년과 2017년이다. 2012년에는 이대호가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해 있을 때다. 이대호가 KBO리그로 복귀한 2017년에는 가을야구를 함께했지만 NC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간 승부 끝에 고배를 마셨다. 이후에는 4년 동안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각오가 조금 남다르다. 지난해 1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롯데와 2년 최대 26억 원에 계약한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계약 조건에 우승 옵션으로 매년 1억 원의 조항을 넣었다. 구단은 "선수의 경력을 예우하고 존중하는 뜻을 담았다"며 "현역 마지막 시기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정훈은 "올해 목표를 20홈런과 90타점 정도로 설정했는데, 그동안 개인 성적에 8할 정도의 비중을 둬 왔다면 이번에는 반반이다. 내 성적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서) 쫄깃한 승부를 해 보고 싶다"며 "단기전에서 뛰어 본 지도 오래다. 우리 팀이 또 단기전에 강하지 않나.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 모두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장 전준우(35)의 생각도 같다. 그는 "대호 형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 형도 머릿속으로 그리는 장면이 있을 거다. 끝이 좋아야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대호 형이 멋지게 은퇴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대호는 항상 절실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롯데 야수 가운데 최고령 선수로 뛰면서도 11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6(420타수 12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790, 19홈런 81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했다. 홈런은 팀 내 1위고 시즌 중에는 KBO리그 통산 2000안타(2020안타)와 역대 4번째로 350홈런(351홈런)을 쳤다. 두 기록을 달성한 순간에도 그는 마지막 순간을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은 뜻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1년이 더 남았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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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