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소속팀에서 역사를 만든 두 선수는 대표팀에서 적으로 만났다. 메이저 대회인 여자 아시안컵에서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30일(한국시간) 인도 푸네 슈리시브 차트라파티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8강전을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호주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해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맞대결은 월드클래스인 두 첼시 선수, 지소연과 샘 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지소연은 지난 2014년 첼시로 이적하면서 한국 여자축구의 역사를 만들어갔다. 그녀는 2015시즌 PFA(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소연은 첼시에서 영국 위민스 슈퍼리그 우승 4회, FA컵 우승 3회, 리그컵 1회 우승 등을 차지했다. PFA 올해의 팀 역시 무려 5회나 포함됐다. FIFPRO(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에서 선정하는 2021 FIFA(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소연은 여기에 A매치 134경기 62골을 기록해 현재 남녀 대표팀 통틀어 A매치 최다골 보유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여자 아시안컵 예선 당시 몽골전에 1골을 넣어 차범근 전 감독의 58골을 넘어 최다골 보유자로 올라섰다. 이후에 아시안컵 본선 베트남전 멀티골로 60호 골 고지를 점령했다.
샘 커 역시 엄청난 경력을 보유한 선수다. 커는 2019년 미국 무대를 거쳐 첼시에 입단했다. 그녀는 2020/21시즌 리그 22경기 21골 등 공식전 39경기 31골을 터뜨렸고 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커 역시 지소연과 함께 FIFA 올해의 여자 선수상 후보에 올랐고 최종 후보 3인까지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커는 프랑스풋볼이 주최하는 여자 발롱도르 순위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의 맹활약으로 첼시 위민은 지난 2021/22시즌 이른바 도메스틱 쿼드러플(리그, FA컵, 리그컵, 커뮤니티쉴드 우승)라는 신화를 만들었다. 유럽대항전인 UEFA(유럽축구연맹) 위민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첼시는 역대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는 바르셀로나 페미니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첼시도 팀 내 에이스인 두 선수의 맞대결에 관심을 보였다. 첼시는 특별히 두 선수를 활용한 8강전 이미지를 게시하며 팬들에게 관심을 보여달라고 전했다.
커는 이번 여자 아시안컵에서도 인도네시아전 5골을 포함해 총합 7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한국을 상대로 커는 골포스트를 맞히는 등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총 7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한국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전반에 수비에 집중한 지소연은 후반에 빠른 드리블 돌파로 공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그녀는 후반 42분 환상적인 무회전 중거리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녀의 슈팅은 단 두 개. 하나는 골문을 외면했지만, 마지막 슈팅은 한국의 준결승행을 이끄는 득점이 됐다.
벨 감독은 "지소연은 정말 재능있는 월드클래스"라고 칭찬했다. 여자 아시안컵 SNS는 그녀의 슈팅을 '마법 같은 순간'이라는 제목을 달며 소개했고 첼시 위민 역시 이 영상을 공유하며 "지소연의 엄청난 슈팅"이라고 팬들에게 소개했다.
지소연의 결승골로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2월 3일 필리핀과 대만전 승리 팀과 결승 진출을 두고 겨룬다. 호주는 AFC 편입 이후 처음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첼시 위민 SNS,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