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07 23:23 / 기사수정 2011.03.22 03:37
스포츠전문 아나운서로 발길을 들여놓은 공서영(29) 아나운서는 입사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아나운서를 시작하기 전의 경력이 이색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해체된 댄스 그룹 클레오 출신이었던 그는 고졸학력으로 아나운서를 시작해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은 많았지만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래의 길을 끊임없이 찾던 그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민 곳은 스포츠였다.
"음악을 계속하다가 안 풀리던 시절이 있었어요. 힘든 시절이었지만 끝까지 노래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손에 잡힐 듯했기 때문이죠. 힘든시간을 보내면서 집에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TV를 통해 중계되는 야구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스포츠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노래의 길을 쉽게 찾지 못하던 시절, 공서영 아나운서에게 위로가 되어준 것이 바로 스포츠였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난 뒤, 감독과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아나운서가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길도 모색하고 있었던 중에 스포츠 아나운서의 모습이 가슴 속에 스며들었다.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활동하는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 분들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결국, 제가 저 일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가지게 됐죠. 가수 이외의 길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스포츠 아나운서라면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전문 아나운서 학원에 등록하게 됐고 원장님께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권태로운 생활을 '긍정'으로 바꿔준 스포츠
잡힐 듯하면서도 하늘에 떠있는 구름처럼 가수의 길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져 있는 스포츠에 빠지자 그동안 버리지 못했던 꿈이 노란 풍선으로 변해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삶에 대한 재미와 희열을 못 느끼고 살아가던 중, 스포츠가 '긍정의 힘'을 일깨워줬죠.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새로운 길을 걸어가면서 제 인생에 새로운 기회가 오는 것 같았어요"
아나운서 학원에 처음 등록할 때부터 전문적인 스포츠 아나운서를 생각했다. 노래로 다져진 발성을 기본으로 아나운서에게 필요한 수업을 쌓아나갔다. 스스로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꼈고 남들보다 배로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어릴 때부터 미래의 꿈을 물어보면 항상 가수라고만 썼었어요. 하지만, 가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하라는 항목에 아나운서라고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제 주위에 있는 분들도 도전해보라고 권유해주셨어요"
노래가 어렵듯 아나운서도 결코 만만치 않은 직업이었다. 정확한 발음과 기본적인 아나운싱은 공서영이 도전해야할 새로운 과제였다.
처음으로 맞이해보는 배구 시즌, 배구공이 매우 친숙해졌다
지난해 11월, KBSN에 입사한 공서영이 처음으로 맞이한 종목은 배구였다. 지난해 겨울부터 현재까지 배구장을 돌아다니며 현장 중계에 여념이 없는 그는 배구와 스포츠 아나운서의 일에 푹 빠졌다.
"본격적인 배구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룰 공부를 많이 했어요. 또한, 각 구단을 돌면서 인사를 드리고 현장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배구 현장에 가지 않을 때도 항상 경기를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죠. 언제나 중계를 보면서 무슨 질문을 할지 생각하고 기사도 많이 참조하면서 현재 배구의 흐름을 읽고 있습니다. 또한, 집에 배구공을 가져다 놓고 리시브하는 시늉을 하면서 놀고 있죠(웃음)"
배구를 보며 직접 질문지를 작성하는 일은 이제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배구를 보는 시청자와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 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부진한 팀도 희망을 가질 법한 질문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상무신협이 선두인 대한항공을 이기는 경기였습니다. 상무신협이 풀세트 접전 끝에 대한항공을 극적으로 이겼는데 경기가 끝나고 승장인 최삼환 감독님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셨어요. 그리고 우리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그 순간, 저도 가슴이 뭉클했고 인터뷰의 참맛도 느낄 수 있었어요"
배구가 열리지 않는 금요일이 유일하게 쉬는 날이다. 매일매일 배구 소식을 전하고 현장에 다녀야하기 때문에 숨 쉴 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 자체가 너무 즐거워서 힘든 것은 잊고 산다고 공서영 아나운서는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제가 뜻하지 않게 스포츠 아나운서가 됐듯이 사람의 앞날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는 이 일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스포츠아나운서로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지금은 하나하나 충실하게 배우면서 제게 맡겨진 일에 충실하고 싶어요"
무엇이든 한번 좋아하면 진득하게 가는 스타일, 스포츠도 그럴 것이다
공서영 아나운서는 스포츠의 매력에 대해 "뜨거운 열기가 좋다"고 대답했다. 한번 열광하면 좀처럼 헤어날 수 없고 무엇을 좋아하면 진득하게 오래가는 자신과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이 스포츠와 친숙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과 선수에 대한 인터뷰는 경기의 한 부분이지만 제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올바른 스포츠 메신저가 되고 싶어요"
이제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도 새로운 인기직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장을 오가며 감독과 선수들을 만나는 아나운서들의 역할은 경기의 중요한 일부분이 됐다.
공서영 아나운서는 "노래에서 잃었던 꿈을 스포츠에서 되찾았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꿈을 버리지 않았던 의지가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스포츠를 통해 잃었던 꿈을 되찾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는 "뭐든지 하면 안 될 것이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꿈을 가지고 도전하면 어느 순간, 꿈은 거대해보이고 자신은 한없이 작아 보일 때가 있어요. 도전 앞에서 위축된다면 자신감도 잃게 되죠. 꿈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간직한다면 무서울 게 없다고 생각해요"
공서영 아나운서는 배구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따사한 날씨가 찾아오면 실내가 아닌 야외로 무대를 옮기게 된다. 야구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공서영 아나운서는 "배구에 애정을 가지고 임했던 만큼, 야구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사진 = 공서영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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