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③]에 이어) 배우 한지은이 '배드 앤 크레이지'에 대한 애정을 자랑했다.
지난 28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이하 '배앤크')는 유능하지만 '나쁜 놈' 류수열(이동욱 분)이 정의로운 '미친 놈' K(위하준)를 만나 겪게 되는 인성회복 히어로 드라마다.
극중 한지은은 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경위 이희겸 역으로 출연했다. 한지은은 화려한 액션, 이동욱과의 케미, 다양한 감정 연기 등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종영에 앞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한지은은 '배드 앤 크레이지'에 대해 "제목대로 배드하고 크레이지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여러 면에서 새로웠고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기게 해줬다"고 전했다.
'배앤크'는 독특한 소재와 설정, 통통 튀는 캐릭터, 케미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 반응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한지은은 "제가 아는 선에선 다 찾아본다. 나쁜 소리도 재밌고 좋은 소리도 재밌다. 왜 보냐면 저는 늘 제 자신을 돌아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정답이라는 생각을 안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른 관점과 시각에서 볼 수 있지 않나. 그럼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걸 또 찾아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댓글 보는 게 너무 재밌더라. 공부하려고 많이 본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극중 이희겸(한지은)은 김계식(이화룡)에게 배신을 당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나쁜 놈'인 걸 알았을 때 어땠는지를 질문하자 "계식 팀장님은 희겸이가 아빠처럼 좋아했던 사람이다. 그 누구보다 많이 믿었던 사람, 집이 안 좋아지고 이런 과정을 다 봐왔고 늘 희겸이 시선에서는 누구보다 정의로운 사람이었고 깨끗한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후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며 두 캐릭터의 서사를 설명했다.
이어 "희겸이가 계식 팀장님한테 직접 확인을 하러 가지 않나. 어떤 댓글에서는 '왜 또 저기까지 갔냐'는 것도 봤는데, 희겸이 입장에서는 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모든 정황들이 말해주고 있는데 너무 믿는 사람이기 떄문에 직접 듣기 전까지는 못 믿겠더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갔던 것 같다. 근데 확 돌변하면서 저한테 다른 모습을 보였던 게 처음이어서 그냥 다 무너지고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그냥 다 무너졌다"고 말했다.
김계식에 이어 이희겸에게 충격을 준 인물은 전 연인이자 동료인 류수열이었다. 류수열의 이중인격을 알았을 때 어땠을까. 한지은은 "제가 계식 팀장님한테 배신감을 느꼈을 때랑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며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사실 수열이가 이중인격이고 다른 자아가 있다는 힌트가 중간중간에 분명히 있었다. 근데 희겸이 자신도 믿지 않았던 거고 그러다가 결국 알게 된 거기 때문에 너무 혼란스러웠고 배신감이 컸다. '헤어졌어도 그동안 잘 풀고 쌓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나한테 또 숨겼구나' 이런 마음에서 배신감이 컸을 것 같다. '이제 진짜 나는 갈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게 수열이랑 등진다는 게 아니고 그 이후에 이 사람을 이해하게 됐을 것 같다. 그동안에 희겸과 수열이는 쌓아온 정들이 많지 않나. 누구보다 수열이 옆에 있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수열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희겸이도 알았지 않나. 예전에는 남녀간의 마음이 컸다면 이제는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라고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한지은은 지난 2010년 영화 '귀'로 데뷔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했다. 벌써 13년 차 배우가 된 한지은은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저에게 주어지는 위치나 환경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그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넘은 시간이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시간동안 계단식으로, 하나씩 한 단계씩 차근히 해왔던 것 같다. 물론 조급함이 들 때도 있고 답답하고 힘들 때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을 지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내가 좀 더 단단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높낮이가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미리 많이 겪은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지은은 '배앤크'를 촬영한 2021년에 대해 "2022년을 내가 더 행복한 마음으로 에너지있게 지낼 수 있게 만들어준, 발돋움을 하게 해준 해인 것 같다. 저한테 되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회사도 새로 옮겼고, 그런 것들이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고 완전히 익숙해지는 과정까지 마음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작품을 하면서도 개인적으로도 지친 부분도 있었는데 그럴 때 주변에서 단단하게 저를 잡아주셨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떤 부분에서 나약해졌던 부분들, 내 자신에게 소홀했던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다시 힘나게 해줄 수 있는 해였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한지은에게 2022년 새해의 활동 계획을 묻자 "어느 순간부터 깊은 계획을 잘 안 세우는 사람이 됐다. 오늘을 사는 사람이 됐다. 그게 저한테 잘 맞는 것 같다"며 "확실한 건 작품을 꾸준히 열심히 할 것 같다. 배우로서 좀 더 멋지고 깊이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무조건 건강했으면 좋겠다.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건강해서 조금 더 에너지 넘치게 지냈으면 좋겠다. 아직은 제가 부족하지만 제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한테 조금씩은 돌려주기 시작하는 한 해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시크릿이엔티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