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2021년은 KIA 타이거즈에게 어두운 과거가 되었다. 창단 첫 시즌 9위로 마감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역경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이의리, 정해영, 장현식, 황대인 등이 팀의 미래를 밝게 비추었다.
더 이상 팀의 영건은 아니지만, 우완 선발 요원의 퍼포먼스를 그냥 묵인할 수 없다. 바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임기영이다. 지난해 임기영은 28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8승 8패 153이닝 129탈삼진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2018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매년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2021년을 돌아본 임기영은 "프로 데뷔 후 처음 규정 이닝을 소화했고 아픈 데도 없어서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면서 "시즌 초반이 지나면서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진에서 제외됐다. 그러다 보니 불펜 투수들이 너무 고생했다. 마운드에서 최대한 길게 던지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팀 내 최다 선발 등판과 이닝을 소화한 임기영의 책임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임기영이 그동안 리그에서 남긴 임팩트를 떠올려보면 화려했던 2017년을 빼놓을 수 없다. 임기영은 23경기에서 8승 6패 118⅓이닝 73탈삼진 평균자책점 3.65 성적을 거두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도 5⅔이닝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임기영은 이듬해 29경기 8승 9패 평균자책점 6.26 부진에 빠졌고 2019년(ERA 5.73)과 2020년(ERA 5.15)에는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머물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임기영은 "2017시즌이 끝나고 겨울에 어깨가 많이 안 좋았다. 그래서 투구폼과 밸런스가 망가졌다. 그러다 보니 급하게 하려고 했고 좋았던 점들을 많이 잃었다. 심적으로 쫓긴 것도 있었다"면서 "지난 2년 동안 많이 고생했고 투구폼을 바꿨다. 그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투구폼과 밸런스가 좋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임기영은 "(양)현종이형이 빠지면서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욕심을 냈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혼자 크게 욕심을 낸 것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 올해 처음 2군을 갔을 때 서재응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코치님과 투구폼에 대해 이야기했고 '편안하게 하라'고 말해주셨다. 이후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프링캠프 합류를 앞둔 임기영은 현재 팀 동료 박진태와 함께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박)진태와 같이 크로스핏을 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이 끝나면 야구장에서 부족한 것들을 보충하고 캐치볼과 기술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022시즌 임기영은 하위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KIA 유망주들은 호시탐탐 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임기영은 "선수들이 올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고 재밌을 것 같다. 투수조에 좋은 투수들이 많다"면서 "내 자리가 확실하지 않다고 느낀다. 항상 캠프에서는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건 없다"라고 말했다.
프로에서 8시즌을 보낸 임기영은 두 자릿수 승수와 인연이 없었다. 2020년에 9승을 거뒀고, 8승만 3차례 기록했다. 늘 한 끗이 모자랐던 임기영은 차기 시즌에 아쉬움을 털어버리려 한다.
"제일 큰 목표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무조건 진출하는 것이다. 최근 몇 시즌 동안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시즌 10승 문턱에서 조금씩 부족했다. 올해는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해보려 한다. 내가 10승을 하면 팀 성적이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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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