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화제성으로 가장 뜨거웠던 예능 장르를 꼽으라면 연애 리얼리티가 아닐까. '하트시그널' 이후 잠잠했던 연애 예능이 '솔로지옥', '나는 SOLO' 등으로 다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방송가를 비롯한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 티빙은 잇따라 연애 예능 콘텐츠를 선보였다. 5월 카카오 '체인지 데이즈'를 시작으로 티빙 '환승연애'(6월), 왓챠 '러브&조이'(7월), MBN '돌싱글즈'(7월), NQQ·SBS플러스 '나는 SOLO'(7월), 티빙 '러브캐처 인 서울'(11월)이 잇따라 시청자들을 만났다.
12월에는 글로벌 OTT의 선두주자인 넷플릭스가 자사 연애 리얼리티 '투 핫'의 한국판 '솔로지옥'을 선보이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솔로지옥'의 제작진이 JTBC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지상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방송국과 OTT가 연애 예능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데이팅 프로그램들이 비슷한 시기에 쏟아졌음에도 '대부분' 잘 된 배경에는 각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분명했고, 그로 인해 얻는 재미가 모두 달랐다는 점이 주효했다.
티빙의 유료 가입 기여도에 공헌했다고 알려진 '환승연애'는 과거 이별했던 네 커플이 모여 지난 사랑을 되짚어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러브라인을 만들어내는 참신한 소재로 이목을 끌었다.
'돌싱글즈'는 국내 최초로 돌싱들의 연애를 그렸다. 특히 직업 나이 공개에 머물렀던 기존 데이팅 프로그램과 달리 이혼 사유 고백, 자녀 유무 공개, 탐색 후 동거 체험 등 거침없는 구성으로 '29금', '마라맛' 예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는 SOLO'는 과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의 원조 격인 SBS '짝'(2011-2014)과 가장 유사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짝'을 연출한 남규홍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나는 SOLO'는 그 어떤 연애 예능보다 리얼한데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닌 오직 '결혼'이 목적인 남녀들이 참가한다. 출연자 한 기수당 6주 간격의 짧은 방송 텀도 속도감을 더하며 고정 시청층을 탄탄히 하고 있다.
연애 예능이 핫한 이유는 무엇일까. 본질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그 이유로 또 다른 사람과 경쟁한다. 살아가며 한 번쯤은 경험해 봤던 상황이기에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리얼한 감정에 깊이 공감한다. 여기에 '환승연애'와 '돌싱글즈'처럼 사연이 더해지면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누군가의 관계를 몰래 엿본다는 건 꽤 흥미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측불가다. 제작진들은 사전에 출연자들을 선별하고 계획한 구성으로 이끌지만 그들의 감정은 대본 없이 리얼하게 흘러간다. 특히 '나는 SOLO'의 경우엔 어떤 출연자들이 나오는지에 따라 그 기수의 분위기는 완벽하게 달라진다. 또한 리얼리티의 본질답게 실제 커플들도 탄생한다. '돌싱글즈'는 두 시즌만에 윤남기♥이다은 재혼 커플이 탄생했고 '나는 SOLO'는 실제 두 커플이 결혼에 골인하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명과 암은 분명 존재한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비연예인이고, 일회성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 사전 검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화제가 된 데이팅 프로그램들은 한 번쯤은 출연자 이슈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최근 '나는 SOLO'는 4기 남자 출연자 중 한 명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여자 출연자를 압박하고, 방송이 나가는 중에도 개인 SNS를 통해 비난을 멈추지 않아 논란을 야기했다.
'솔로지옥'은 출연자인 뷰티크리에이터 송지아가 가짜 명품을 입은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개인 브랜드 론칭이 목표라면서 타제품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아이러니에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사과와 함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올해도 연애 리얼리티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웨이브는 지난달 31일 국내 최초 골프 연애 리얼리티 '홀인러브'를 공개했다. 특히 6명의 남녀가 골프를 매개체로 5일간 합숙하며 펼치는 이야기로 보통 첫 만남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나이, 이름, 직업부터 현재 거주 중인 지역을 초반에 공개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나는 SOLO'는 6기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돌싱글즈' 역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솔로지옥'은 후속편 제작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TOP10에 오른 만큼 시즌2 가능성이 높다.
사진 = NQQ·SBS플러스, 넷플릭스, 티빙, MB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