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윤서현이 유쾌한 입담부터 눈물까지,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연극 '리차드 3세'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서재형 연출, 황정민,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가 참석했다.
'리차드 3세'는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자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인이다. 이 인물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리차드 3세'는 이안 맥컬린, 베네딕트 컴버배치, 케빈 스페이시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재형 연출은 윤서현이 맡은 에드워드 4세의 죽음 장면에 대해 "조작하는 자가 있고 당하는 자가 있고, 정치적 목적이 있는 자가 있고 진짜 슬픈 자가 있지 않나. 인생살이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리차드와 버킹엄이 조작하는 자라는 걸 잘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미치광이로 전락한 마가렛 왕비를 연기한 정은혜는 마가렛이 리차드(황정민 분)에게 저주를 퍼붓는 장면과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관객분들에게도 드리는 메시지인 것 같다. 리차드가 악을 키우는 동안 우리가 외면하고 간과했던 것들을 한 번쯤 생각해보시라는 의미에서 전해드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대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아는가'라는 대사에 대해 "이 시대에도 너무나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정통 연극을 하게 된 윤서현은 리차드3세의 친형이자 요크가의 황제 에드워드 4세 역을 맡았다. 그는 "제가 연극과에서 연기를 전공했지만 정통 연기는 처음이다. 제가 그동안 해왔던 생활 연기랑은 호흡, 발성, 화법 등등이 달라서 상당한 부담감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렇지만 좋은 어른을 바라보고 자란 아이는 태도가 바뀐다고 하지 않나. 이 팀의 분위기가 그렇다.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저 또한 무대에서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정민, 장영남과 대학 동문인 윤서현은 이들에 대해 "비슷한 시기에 학교를 같이 다녀서 일부는 잘 알고 있다. 정민 배우는 학교 다닐 때 과 대표였다. 리더십이 좋고 선배들, 후배들을 잘 다독였다. 그때도 얼굴이 빨갰었다. 영국 아일랜드 쪽도 기가 막히게 소화하는 걸 보면서 '배우는 배우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장영남에 대해서는 "학교 다닐 때도 인기가 어마무시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분들이 쫓아다녔다. 톱스타 2분을 제가 확실히 알고 있는데 그걸 못 밝혀서 근질근질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서현은 이야기를 하던 도중 울컥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동기 3명과 이 무대에서 조명 오퍼레이션을 했던 때가 있다. 배우를 향해서 핀을 잡으면서 '내가 저 자리에 언제 설까' 했었는데...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차드 3세'는 오는 2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박지영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