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장영남이 오랜만에 연극으로 복귀했다.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연극 '리차드 3세'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서재형 연출, 황정민,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가 참석했다.
'리차드 3세'는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자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인이다. 이 인물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리차드 3세'는 이안 맥컬린, 베네딕트 컴버배치, 케빈 스페이시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재형 연출은 4년 만에 올린 '리차드 3세'에 대해 "2018년도의 대한민국, 그리고 저는 달리기, 질주만 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주변 사회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게 아닌가 싶었다. 내가 잘못된 건지 사회가 몰아넣은 건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지금은 질주가 멈췄다.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멈춘 시간을 지켜볼 수 있었다. 질주가 안 되는 신들은 컷팅을 하고 2022년 버전의 '리차드 3세'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장영남은 오랜만의 연극 복귀에 대해 "너무 기대됐다. 초연 때도 이 공연을 객석에 앉아서 봤었다"고 말했다. 장영남은 리차드 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에서 리차드 3세와 경쟁구도를 이루는 엘리자베스 왕비 역을 맡았다.
장영남은 "재고객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기도 했지만 연출님, 함께 출연하는 배우분들이 워낙 뛰어나시니까 많은 도움을 받고 즐겁게 연습했던 것 같다. '하길 잘했다. 좋다' 싶었고, 연기를 옆에서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 행복한 작업이었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장영남이 맡은 엘리자베스 왕비는 아들들을 향한 모성애를 절절히 표현하는 인물. 장영남은 이에 대해 "아이에 대한 모성이 어느 부모님이 다르겠나. 끔찍하게 애정이 넘치고 충만하다. 엘리자베스 못지 않게 모든 어머님들이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비교 불가한 것 같다"고 답했다.
대학 동문이자 무대에서 함께 호흡하게 된 황정민에 대해서는 "제가 '최고다. 멋있다'고 했다. 제가 과할 정도로 해서 부담스러우실 건데 정말 멋있다. 무대에서 보고 있으면 저희가 힘들다고 말을 못할 정도로 선배님이 꽉꽉 채우시지 않나. 정민 선배님의 연기 변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정말 멋있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황정민 또한 장영남을 언급하며 "일단 예쁘다. 우리 영남 씨는 아시다시피 제가 연극할 때 대학로 바닥에서는 최고의 여배우였다. 늘 '저 친구랑 언제 연기를 해보지?' 했는데 '국제시장'에서 하고 이번에 무대를 같이 하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제가 어릴 때 봐왔던 그 에너지가 지금도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이를 잘 드시고 좋은 배우가 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장영남은 "(황정민은) 연습벌레 맞다. 일찍 아침 10시부터 오셔서 혼자 연습을 하신다. 다른 대사를 다 녹음을 해오셔서 그걸 들으면서 연습을 하신다. 그러니까 이런 멋진 무대를 만드실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 저는 질리지는 않고 너무 좋아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재형 연출은 "힘든 시기지만 잘 이겨내고 힘내시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정은혜는 "저희들이 큰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자리에서 묵묵히 기다리겠다. 잘 준비했으니 보러 오셔서 잠시나마 위로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이미 너무 많은 메시지를 드려서 없다. 관객분들이 많이 오셔서 보시고 호흡하고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장영남은 "많이 힘들긴 하지만 작게나마 행복 찾으셨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고 있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또 윤서현은 "제가 예매 사이트에서 표를 다량 구매했다. 가까이 있는 분들, 자기 돈 내고 안 볼 사람들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이 정도면 얼마나 좋은 작품인지 믿으시겠죠?"라며 유쾌한 한마디를 남겼다.
'리차드 3세'는 오는 2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박지영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