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에 대해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서 문제와 우려를 제기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공대, 조지워싱턴대, 이화여대 등 국내외 학계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교수 및 학자 32명은 지난 10일 루크 강 디즈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에게 "설강화를 배급할 때 드라마 속에서 한국 근현대사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신중하게 고려하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설강화 방영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아니다"라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대사인 1987년을 다루는 미디어를 방영할 때 관련 정보를 듣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창작의 자유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제 역사의 인물과 사건에서 여러 세부 사항을 차용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한국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대한 역사학자 등의 비판을 들을 수 있지만, 국제 시청자들은 그런 환경에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설강화의 여주인공 이름이 실존 인물 천영초를 연상케 하고, 여주인공이 남파 간첩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8일 첫 방송된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하지만 방영 전부터 초기 시놉시스가 유출되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에 대해 JTBC 측은 여러 차례 적극적으로 해명했으나 첫 방송 이후로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시민단체인 세계시민선언은 지난달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이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했다.
이후 JTBC 측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허위사실 유포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바. 창작자와 방송사, 콘텐트의 권리 보호를 위해 강력 대응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초강수를 두며 갈등이 심화되었다. 디즈니+에서 '설강화'의 순위가 조금씩 오르고는 있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3%대에 머무르고 있다.
사진= JTBC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