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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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이은샘 "'돌아가 덕임아' 애드리브, 영희 죽음에 눈물 펑펑"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2.01.11 11:28 / 기사수정 2022.01.11 12:3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영희를 만나 감히 꿈꿀 수 없는 행복을 맛봤어요.”

배우 이은샘은 SNS에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속 손영희의 대사를 인용해 적었다. 손영희는 조용하고 신중하며 사려 깊고 배려심 깊은 성격의 세답방 나인이었다. 성덕임(이세영 분)의 동무다. 자유롭게 사랑하고 싶었던 영희의 감정선을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희에게 제일 큰 대사라고 생각했어요. 영희가 죽는 신을 먼저 찍고 그다음 날 마지막신이 회임했다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언니가 ‘영희야 잘 가라. 넌 행복을 맛봤으니 떠나라’라며 장난을 쳤는데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인용하면 좋겠다 싶어 마지막 인사로 해봤어요. 제게는 의미가 큰 작품이고 역할도 컸다고 생각해요. 나름 대범한 일을 저지르는 특성 있는 역할을 해 너무 좋았고요. 원작 소설을 토대로 해 결말을 알고 있어 슬프고 감정이입이 잘 됐죠.”

영희의 죽음은 시청자의 눈물 버튼을 강하게 자극했다. 별감과 사통하고 유산한 사실이 알려져 옥에 갇혔고 결국 처형당했다. 

죽기 전 덕임에게 “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생각시가 아니에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어요. 저 스스로 선택한 거예요. 은애하는 분의 여인이 되고 싶어서요. 모두가 슬플 걸 알면서도 전 그저 제가 원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었어요. 궁녀로서 감히 꿈꿀 수 없는 행복을 맛보았어요. 그 대가가 죽음일지라도 상관없어요”라고 말한다.

영희의 결말은 비극이었지만 주체적으로 사랑했고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영희의 감정에 너무 몰입됐어요. 대본을 외워야 하는데 볼 때마다 눈물이 나서 감정 주체가 안 되는 거예요. 덕임 언니에게 ‘눈물이 나는데 엉엉 우는 게 나을까, 참는 게 나을까’ 했는데 덤덤하게 참고 얘기하는 게 시청자들에게 좋을 것 같다 했어요. 웃긴 생각을 하면서 슬픈 감정을 계속 누르며 언니와 촬영했어요.” 

영희는 내옥에 갇힌 자신을 보러 온 덕임에게 ‘어서 가세요’라며 존대하다가 ‘돌아가 덕임아’라며 과거에서처럼 동무로 대했다. 그러면서도 단호하게 손을 놓고 덕임과 멀리 떨어진다. 두 사람의 눈물 재회가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혔다.

“‘돌아가 덕임아’라는 반말이 애드리브였거든요. 눈물을 못 참아 펑펑 울었어요. 현장에서 감독님과 바로 만들었는데 저희가 생각한 감정이 나온 것 같아 다행이에요. 회임한 덕임을 걱정하는 마음도 있고 이 모습을 보여주면 더 힘들어할 것 같아서 어서 보내려는 마음도 있고요. 덕임을 보고 있으면 영희가 미련을 가질 거로 생각했어요. 살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게 생길 것 같아 덕임이를 빨리 밀어내려고 한 듯해요. 덕임이가 밀어내지 않을 걸 당연히 알아서 제가 더 차갑게 밀어내고 알아서 자리를 떠버리는 장면을 만들었어요. 본방을 챙겨봤는데 제가 찍었는데도 너무 슬펐어요.” 

영희가 죽기 전 승은을 입은 덕임에게 조언을 건넨다. 이 말이 매우 의미심장했다. 

“덕임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생겨. 나도 처음에는 궁녀가 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궁녀가 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은 굶어 죽었겠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냥 받아들여 봐. 최선을 다해봐. 그러다 보면 작은 행복이라도 생길지 몰라.”

복선이었을까. 영희에게는 별감과의 사랑이 작은 행복으로 다가왔을 듯싶다. 

“이 대사를 할 때 영희가 이미 별감과 연애하고 있는지를 감독님에게 물어봤어요. 감독님 피셜로는 하고 있진 않을 거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대사를 토대로 이런 마음가짐이 있으니 남자를 만나지 않았나 했죠. 원작 소설에 따르면 (별감이) 저를 처음으로 손영희라고 불러줘 사랑에 빠진 것이거든요. ‘영순아’, ‘너 누구였지?’이런 말을 듣는 존재감 없는 캐릭터인데 별감이 처음으로 영희라고 불러줘 사랑에 빠졌어요. 저 스스로 선택한 삶이에요.”

이 짧은 대사를 통해 영희의 전사도 엿볼 수 있다. 영희는 궁녀가 되고 싶지 않았지만 가족을 구하기 위해 궁녀가 된 K-장녀가 아니었을까. 

“저희 궁녀 네 명이 다 똑같이 생각했거든요. 궁녀는 이렇게 살아야만 했을까? 제일 궁금한 게 승은을 입으면 궐 밖으로 나갈 수 없었을까? 몰래라도 나갔겠지 하는데 한 걸음도 못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궁녀가 불쌍하기도 하고 왕이 돌아가시거나 바뀌면 출궁을 당해요. 복연(이민지)이 출궁을 당했는데 제조상궁 경희(하율리)도 이산(이준호)이 죽고 나면 출궁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조상궁까지 올라도 왕이 없으면 끝이구나 해서 안쓰러웠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매니지먼트에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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