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③]에 이어) 배우 하율리가 이세영 배웅 신 비하인드부터 활동 계획까지 밝혔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이 지난 1일 뜨거운 화제성을 증명하며 종영했다. '옷소매' 최종회는 전국 17.4%, 수도권 16.8%, 2049 8.1%, 순간 최고 18.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옷소매'에서 하율리는 배경희 역으로 출연해 성덕임(이세영 분)과의 남다른 우정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배경희(하율리)는 어린 시절부터 덕임과 함께 궁녀 생활을 이어 온 오랜 친구로,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덕임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캐릭터.
하율리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옷소매' 촬영장의 분위기와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자랑했다. 하율리는 "다들 몰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왔던 것 같다. 이준호 선배도 막 울기도 하고, 감독님께서 지금 울 때 아니라고 그러시기도 했다"며 웃어보였다.
재밌었던 에피소드를 묻자 "처음으로 당황했던 장면이 복연이(이민지)가 돌아왔을 때다. 제가 거기서 울었는데 사실은 대본에 없었다. 감독님이 누구 한 명은 울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경희가 우는 게 말이 맞다'고 하셔서 현장에서 울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이미 궁녀즈랑도 너무 친해진 후여서 더욱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복연이에게 미안한 동시에 너무 반가웠다는 생각으로 울었다. 궁녀즈끼리는 이런 에피소드들이 많았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또 저희끼리 조선시대에서는 무슨 말로 표현을 하는지 얘기도 많이 했다. '와우'도 안 되고 '파이팅'도 안 되고 '힘을 내봅시다' 이런 것도 어색하지 않나. 그래서 끝에는 후시 녹음을 다시 하기도 했다"며 궁녀즈의 우정을 자랑했다.
또 화제를 모았던 이세영과 궁녀즈의 배웅 신에 대해서는 "웃으면서 4명이 걸어가는 신인데, 감독님이 '너네 무슨 얘기할래' 하셔서 저희끼리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뭐 먹고 싶어?', '그래 맥주 먹자' 이러면서 달려가고 그랬다. 재밌는 게 많았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하율리는 "그 장면도 현장에 갔는데 새로 추가가 된 신이다. 감독님이 설명을 해주시는데 그걸 듣자마자 저희끼리 막 울컥해서 다 같이 울었다. 4명이서 다 울었다. 그러니까 또 감독님이 '안 돼. 지금 울면 안 돼. 그만 울어' 하시면서 감독님이 우셨다. 항상 감독님은 저희한테 울지 말라고 하시면서 제일 많이 우셨다"고 말하며 또 눈시울을 붉혔다.
하율리는 "사실 덕임이는 빈이 됐으니까 인사도 고개를 숙여서 해야 하는데, 우리끼리 손으로 인사하자고 했다. 우리 항상 손 잘 잡았으니까, 한 명이 손 인사를 하면 눈치를 보다가 다 같이 손 잡고 인사하자고 만들게 된 거다. 그때부터 좀 많이 슬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을까. 하율리는 "제일 1순위는 감독님이셨다. 감독님의 하하하 웃음소리는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다. 너무 재밌으시다. 두 번째는 민지 언니다. 저는 사람을 웃기는 재능이 많이 없는데 민지 언니, 세영 언니, 은샘이는 웃기는 걸 너무 잘한다. 특히 민지 언니가 1등 공신이었던 것 같다. 재밌는 걸 더 맛깔나게 소화한다. 세영 언니도 생각보다 더 털털하고 가리는 것 없이 다 오픈하는 스타일이다. 그냥 다 웃겼다. 현장에서 감정신을 찍을 때 '우리 이거 어떻게 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웃었다"고 답했다.
'옷소매'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하율리에게 연기를 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이에 "진학을 고민하다가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제대로 시작하게 된 건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되고 회사를 만나면서부터인 것 같다. 저는 연기자가 꿈은 아니었지만 하고 싶은 게 워낙 많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다. 또 현실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많은 것들을 체험할 수 있지 않나.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감정의 주체자가 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고민을 하다가 연기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하율리는 느와르를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액션을 해보고 싶다. 제가 '옷소매'에서 월혜(지은) 언니가 칼 쓰는 거 보고 '언니가 저런 역할을 했다고?' 하면서 놀랐다. 항상 웃으면서 장난 치고 그랬는데 언니가 액션 신 찍은 걸 보니까 신기했다"며 "'어두운 아름다움' 느낌이지 않나. 굉장히 멋있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장르를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옷소매'를 마치면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묻자 "제가 욕심이 많아서 70~80점 정도인 것 같다. 그래도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시청자분들이 많이 알아주신 것 같고, 그 덕분에 이 점수를 줄 수 있는 것 같다. 나머지는 제가 조금 더 연습하고 준비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있다 보니. 다음에 더 노력하라는, 제 자신에게 하는 말로 이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하율리에게 '옷소매'란 어떤 의미인지를 묻자 "배우로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준 작품인 것 같다. 이 작품으로 너무 운 좋게 저를 알릴 수 있었다. 하율리보다는 경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작품 가리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실 어렸을 때는 어디에서 상을 받고, 주인공이 되는 거에 몰두해 있었는데 지금은 차근차근 잘 버티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배우로서의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하율리는 "인터뷰가 처음이라서 심장이 왔다 갔다 한다. 긴장을 많이 해서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에 대한 애정과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앞으로 경희처럼 더 똑똑해지고 싶어요. 많이 준비하고 갈고 닦을 테니까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뵐 수 있을 때까지 지켜봐 주시고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스태프분들 한분 한분께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경희가 제 연기만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스태프분들이 계셨기에 경희라는 캐릭터가 100% 완성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