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지헤중'이 시청률 보다 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8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에서는 2년 만에 운명적으로 재회한 하영은(송혜교 분)과 윤재국(장기용)의 모습이 그려졌다.
윤재국과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한 하영은은 소노에서 팀장직을 내려놓고 독립을 선언한다. 하영은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준비하기에 나섰고 윤재국을 떠올리며 "얼마나 걸릴지 몰라. 이번에는 내 힘으로, 내 옷으로, 내가 가서 닿을 게"라고 용기를 낸다.
하지만 회사 없이 홀로서기란 쉽지 않았다. 하영은이 원하는 소량의 물량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공장에서 찍어내기 힘들었던 것. 이후 정소영(하영)과 황치형(오세훈)은 사표를 내고 하영과 함께 일하겠다고 찾아온다. 이후 하영은은 소노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부터 일을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황치숙(최희서)은 "'네 시간은 새로 가는 거잖아'라고 위에 있는 계집애가 말할 것 같다"고 하영은의 앞날을 응원하며 시계를 선물한다.
한편, 파리로 돌아간 윤재국은 계속해서 하영은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지냈다. 그러던 중 한국패션위크의 초대를 받아 2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게 된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났던 부산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다. 하영은은 윤재국에게 "잘 지냈어요?"라고 물으며 애틋하게 바라본다. 윤재국이 "어떻게 지내요?"라고 묻자 하영은은 자신의 새 브랜드 화답(Hwa答)을 떠올린다.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을 끝으로 '지헤중'은 막을 내렸다.
'지헤중'은 6.4%의 시청률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으나 줄곧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13회에는 4%대까지 떨어졌다. 경쟁작인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 끝나고 난 후에야 6%대로 들어서며 종영을 맞이했다.
'지헤중'은 회당 출연료 2억 원이라는 송혜교의 복귀 소식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지헤중'은 서사의 전개가 답답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특히 그 속에서도 송혜교의 진부함이 지적됐다. 패션회사 디자인 팀장 하영은 역을 맡은 송혜교는 워너비 커리어우먼과 30대 여성의 현실적인 사랑을 디테일한 연기로 그려냈다. 변함없는 미모와 특유의 중저음대 음색으로 훌륭한 연기를 펼쳤지만 "익숙한 그 멜로연기"라는 말이다.
하지만 송혜교의 이름값에만 가려지기엔 '지헤중'이 그려내는 이별 속 메시지가 너무 특별하다. '지헤중' 속 인물들은 슬픔보다는 아름다운 기억이 남는 헤어짐을 맞이했고 이별을 맞이한 후에도 흘러가는 시간들을 담담하게 살아갔다.
"사는 게 다 이별이란다. 하루하루 사는 게 하루하루 이별이지" 극중 전미숙(박효주)의 말이다. '지헤중'은 연인과의 헤어짐, 부모님의 헤어짐, 친구와의 헤어짐, 회사와의 헤어짐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울게 하고 가족이, 친구가, 연인이 생각나게 했다. 잘 산다는 건 잘 헤어지는 것이며 잘 헤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송혜교와 장기용의 격정적인, 반전의 멜로를 기대했다면 많은 아쉬움이 남겠다. 매회 시청률 하락 소식과 함께 송혜교의 이름값도 하락하는 수준이었으니 '지헤중' 측도 시청자들도 아쉽기는 매한가지다. '지헤중'은 폭발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시청률 보다 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진=SBS 방송화면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