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태종 이방원'이 서로 다른 신념으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인물 간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5회에서는 개경으로 돌아온 이성계(김영철 분)가 새로운 국가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형성했다.
앞서 이성계는 이방원(주상욱)과 이방우(엄효섭)가 이견 때문에 대립하다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모든 일을 멈추고 동북면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방원과 이방우는 아버지 앞에 무릎까지 꿇고 용서를 빌었으나, 그 발걸음을 멈추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성계는 “시작하셨으니 끝을 보십시오"라는 조영무(김법래)의 설득과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못하고 개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정도전(이광기)은 이성계가 돌아오면, 그를 용상에 앉히고 새 세상을 열겠다고 선언해 긴장감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들 앞에 정몽주(최종환)라는 큰 걸림돌이 존재했다. 이성계는 정몽주를 찾아가 회유하려 했으나, 그는 "마음속의 길이 다르면 결국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원수일 뿐입니다"라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정몽주는 이방원, 정도전과도 신념의 평행선을 그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이어갔다.
지난 번 형 이방우와 다툼으로 자숙 중이던 이방원은 장인이자 당대 저명한 학자인 민제(김규철)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아버지가 불러줄 날을 기다렸다. 마침내 이성계는 이방원에게 입궐을 권유했고, 그는 가문과 새로운 나라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박차를 가했다.
공양왕은 이방원과 독대했고, 모든 용기를 끌어모아 "더는 꼭두각시로 있지 않겠다는 말이다. 더는 너희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라며, 죄인들을 사면하고 입궐시켜 자신의 곁에 두고 신하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차가운 기류가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충돌을 예고하는 듯했다.
뿐만 아니라 정몽주도 이방원에게 "가서 이성계 대감께 전하거라. 이 고려를 지키려는 신하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라고 말했다. 단호한 정몽주의 표정을 바라보던 이방원의 얼굴도 차가워지며 한바탕 큰일이 일어날 것을 암시했다.
그렇지만 이성계는 아직 정몽주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듯 보였다. 그는 이방원에게 들은 정몽주의 전언에 "누구라도 함부로 포은 선생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자는, 내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서릿발같이 반응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가득했고, 정도전은 그 누구보다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정도전은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정몽주를 곱씹으며, 분노 가득한 얼굴을 하고 비가 쏟아지는 밤길로 말을 몰아 달렸다. 폭우에 불어난 흙탕물을 혼자서 건너던 정도전은 결국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줄기 속에서 중심을 잃고 순식간에 휩쓸리고 말았다. 다행히 그는 이방원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김영철은 벗이자 스승 같은 존재인 정몽주를 잃기 싫은 이성계 캐릭터의 감정을 우직하게 담아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뜻을 함께하고 있는 집단의 우두머리로서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해야 하는 상황에 고뇌하고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주상욱은 신념을 지키며 굽히지 않는 충실한 이방원의 면면을 꼼꼼하게 그려내 극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결정을 내렸으면 즉각 실천에 옮기는 이방원의 추진력은 극 전개에 박차를 가했다.
'태종 이방원' 6회는 26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 = KBS 1TV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