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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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상? 명예사원상?…모두가 머쓱한 상 나눠주기 [SBS 연예대상③]

기사입력 2021.12.19 07:50 / 기사수정 2021.12.19 09:1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SBS 연예대상이 또 시청자들을 머쓱하게 했다.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2021 SBS 연예대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승기, 장도연, 한혜진이 MC를 맡았다.

이날 대상은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팀이 차지했다. 이상민, 탁재훈, 신동엽, 서장훈, 임원희, 박군은 감격한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공개되지 않은 대상 후보, 유재석의 불참 등으로 대중들은 아쉬움을 전했고, SBS 연예대상은 그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먼저 '2021 SBS 연예대상'에 참여한 예능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얼굴 마스크 착용은 물론 보건용 마스크를 2중 착용했다. 트로피는 비대면으로 전달했다.

코로나 시국 속 두 번째 맞이하는 연예대상. 지난해처럼 긴 막대로 시상을 진행하지는 않았으나 얼굴 마스크는 그대로였다. 보건용 마스크를 안전하게 제대로 착용하면 안 되는 것이었을까. 일부 누리꾼들은 "징그럽다", "굳이 왜 하는 건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장 4시간 30분 가량의 긴 러닝 타임, 가장 큰 무리수는 뜬금없는 상들의 등장이었다. 올해의 예능인상, 넥스트 레벨상, 마상, 명예사원상 등이 새로 만들어졌다.

수상자가 무려 12명인 올해의 예능인상 첫 번째 주자는 신동엽이었다. 그는 "이 상을 준비하느라 제작진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싶다"며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12명 중 1명을 차지한 신동엽이다"라고 인사했다.

넥스트 레벨상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연예대상의 주제가 'Next Level'이라는 이유로 생긴 듯한 넥스트 레벨 수상자는 장도연이었다. 장도연은 "실례지만 넥스트 레벨상... 처음 도입되는 상이죠? 에스파 여러분께도 감사드리고 SM에도 감사드려야 할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어 마상은 시청자마저 머쓱하게 만들었다. 마상은 마음의 상처를 줄인 말로, 재미도 감동도 없는 당혹감만 남게 만들었다.

마상 수상자는 곧 '대상 못 받으면 삐질 것 같은 분'이었고, 탁재훈이 호명됐다. 탁재훈은 마지못해 무대로 향했으나 "마상이기 때문에 자리에서 받으셔야 한다", "마상에게는 트로피가 없다"는 답을 들었다.

또 탁재훈은 "정말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이렇게 한 표 차이로 떨어질 줄은 몰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너무 속상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올 걸 그랬다는 생각도 했다"며 "이 정도만 해도 저는 충분히 알아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기는 "이렇게 상 주고 찝찝한 경우가..."라고 당황한 웃음을 지었다.

지석진은 공로상도 아닌 명예사원상을 수상했다. 시상자인 신동엽은 "예전에는 공로상을 뭐 이런 게 있어서 어르신들 드리고 그랬는데 그거랑 차원이 다르다"며 지석진을 외쳤다.

명예사원상을 받은 지석진은 "시상식을 많이 다녀봤는데 명예사원상은 최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퇴직금은 나오는지 4대 보험은 되는지 굉장히 궁금하다. 제가 내년이면 30주년이다. 한 30년 하니까 안정적인 직장도 생기고 좋은 것 같다"고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이를 보던 이경규는 손사래를 치며 "난 줘도 안 받는다. 나가라는 말이다. 너 관두라는 거다"라고 말했고, 지석진은 "SBS 시상식을 모독하는 발언이다. 이 멋진 상을 안 받는 사람이 어딨냐. 마상을 받으신 탁재훈 씨 보면서 위안을 삼겠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이자 대상 후보로 거론됐던 지석진에게 SBS는 대상 발표 직전, 명예사원상을 줬다. 사원증까지 준비한 건 나름의 유머였겠지만 시청자들은 "차라리 공로상을 주지", "너무 뜬금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라는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해서든 유머와 센스가 넘치는 시상식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는 돋보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차라리 뉴미디어 콘텐츠상을 만들어 '문명특급'의 재재나 '제시의 쇼터뷰'의 제시를 초대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과 민망함이 남은 시상식이었다.

이하 '2021 SBS 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미운우리새끼'
▲ 명예사원상 = 지석진(런닝맨)
▲ 프로듀서상 = 이승기(집사부일체, 편먹고 공치리, 라우드)
▲ 최우수상 = 박선영(골 때리는 그녀들), 양세찬(런닝맨), 탁재훈(미운우리새끼, 신발 벗고 돌싱포맨, 티키타카)
▲ 최우수 프로그램상 = '골 때리는 그녀들', '런닝맨'
▲ 우수상 = 김준호, 임원희(미운 우리 새끼, 돌싱포맨),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1 주장단, 이지혜(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 우수 프로그램상 =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 '라우드', '신발 벗고 돌싱포맨'
▲ 특별상 = '백종원의 골목식당'
▲ 마상(마음의 상처) = 탁재훈
▲ 베스트 커플상 = 이수근, 배성재(골 때리는 그녀들)
▲ 베스트 팀워크상 = '집사부일체'
▲ 베스트 패밀리상 =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팀
▲ 감독상 =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1 감독진
▲ 넥스트 레벨상 = 장도연(워맨스가 필요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 방송작가상 = 장정희 작가(골 때리는 그녀들), 양효임 작가(런닝맨), 황채영 작가(그것이 알고 싶다)
▲ 라디오 DJ상 = 이숙영(이숙영의 러브FM), 붐(붐붐파워), 김윤희 작가(김영철의 파워FM)
▲ 라디오 신인상 = 박하선(박하선의 씨네타운)
▲ 올해의 예능인상 = 신동엽, 탁재훈, 이상민, 이경규, 이승기, 박선영,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김구라, 서장훈, 양세형
▲ 신인상 = 이승엽(편먹고 공치리), 금새록(백종원의 골목식당), 이현이(동상이몽2, 골때리는 그녀들), 박군(미운오리새끼, 정글의 법칙)

사진=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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