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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붐의 '포지션 파괴' 이번에도 성공적

기사입력 2007.08.12 06:19 / 기사수정 2007.08.12 06:19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포지션 전환, 효과 톡톡 봤다.'

차범근 수원 감독의 연이은 '포지션 파괴' 전략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조원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린데 이어 11일 부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주장 이관우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놓고 김대의를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하는 뜻밖의 전술을 구사한 것.

차범근 감독은 부산전에서 4-4-2와 3-4-3 포메이션을 번갈아 가는 변형 전술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틀에서 몇몇 선수들의 포지션을 변화하여 부산을 몰아 붙인 것. 이관우와 김대의, 조원희는 새로운 포지션에서 절대 우왕좌왕 거리지 않는 침착한 경기력을 앞세워 수원의 2-1 승리를 공헌했다.

이관우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진은 부산 전력의 특성과 연관 깊다. 안영학과 김태민으로 짜인 부산 중앙 미드필더들이 수비 성향이기 때문에 중원 수비에 대한 걱정을 덜을 수 있어 이관우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릴 수 있었다. 이관우는 73분 동안 중원에서 다양한 형태의 패싱력을 앞세워 수원의 공격 기회를 활발히 연결하여 팀이 공격 주도권에서 우세를 점하는데 큰 기틀을 마련했다.

김대의는 후반들어 왼쪽 윙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겨 28분 동안 측면 수비수를 소화했다. 부산이 후반 시작과 함께 차치치와 씨엘 같은 빠른 스타일의 공격수들을 투입하자 스피드 빠른 김대의가 이들의 수비 상대로 나선 것. 김대의는 두 선수가 측면에서 공을 잡을 때 끈질기게 달라 붙으며 이들을 요리했고 후반 6분과 8분에는 배기종을 향해 예리한 전진패스를 연결하는 공격력을 과시했다.

조원희 또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김대의와 함께 자리를 옮겼다. 오른쪽 풀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하여 이관우와 함께 '더블 볼란치'를 형성한 것. 조원희는 씨엘의 빠른 중앙 돌파와 안영학의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봉쇄하는데 주력하여 중원에서 쉴틈없는 압박을 펼쳤다. 5경기 연속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조원희는 빈틈없는 수비력으로 다시 1군 붙박이 주전 자리에 오르게 됐다.

차범근 감독은 지난 하반기 이관우의 오른쪽 윙 포워드 전환을 시작으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경기 상대에 따른 '포지션 파괴' 전략으로 빛을 봤다. 특히 김남일을 중앙 수비수로 내렸던 8경기에서 7승1무의 전적을 거두었을 정도로 효과는 대단했다. 차범근 감독의 이러한 전략이 2007 정규리그 우승의 큰 기틀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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