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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연기 같은 연기, 제게는 자연스러움만큼이나 중요해요"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1.12.16 08:0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2017년 이준익 감독의 영화 '변산'으로 정식 데뷔한 임성재는 스무 살 시절 고향 광주에서부터 극단 활동을 하며 연극 무대에 올라 꾸준히 연기를 갈고 닦아왔다.

어느 인물을 연기하든, 또 시대와 장르에 상관없이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임성재의 얼굴은 배우로서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히는 부분이다.

1987년 생으로 올해 서른다섯 살인 임성재는 "제 얼굴이 맡는 역할에 따라 나이대도 달라 보일 수 있거든요. 20대가 될 수도 있고, 40대가 될 수도 있어요. 다양한 연령대를 표현할 수 있죠. 다 부모님 덕분이에요"라고 능청스럽게 웃었다.

'변산'에서는 주인공 학수(박정민 분)의 고향 친구 석기 역을 맡아 구수하게 사투리를 소화하며 재미를 더했고, '나랏말싸미'(2019)에서는 묵언수행중인 승려로, 드라마 '웰컴2라이프'(2019)에서는 노안으로 오해를 받는 형사과 막내 역으로 유쾌함을 선사했다.


드라마 '허쉬'(2020),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의 통역관, '내가 죽던 날'(2020), 올해 '자산어보'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행복의 나라로', '연애 빠진 로맨스'와 '언프레임드'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다.

임성재는 자연스러운 연기의 비결로 "애써 무언가를 찾으려 하진 않아요. 가볍게 던져보는 편이죠. 연기를 할 때 예전에 제가 경험했던 어떤 기억을 떠올린다기보다, 최대한 지금 제 상태에서 생각한 어떤 판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보려고 해요"라고 얘기했다.

"제 입으로 얘기하면 좀 그러려나요?(웃음) 최대한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사실 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얼마나 마음이 들끓겠어요. '이걸 더해볼까? 뺄까? 이렇게 하면 오버하는 것 아닐까? 밋밋할까?' 여러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런 마음들이 불순물이 될 수 있잖아요. 나름대로 연기를 해 온 지 10년의 시간이 훨씬 더 넘었는데, 그런 생각들을 버리고 순수하게 마주해보고 덧대보자, 그렇게 마음먹으려고 하고 있죠."



'연기를 할 때 계산하면서 한다'는 방법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받아들였다. 

"작품의 장르, 또 감독님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서 배우가 어떤 연기를 펼칠 것인지 달라지겠죠"라고 말을 더한 임성재는 "그 때 그 때마다 다른 무기들을 꺼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만이 최고의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면 계산도 필요한 것이죠. 연기 같은 연기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것만큼이나 제겐 중요해요. 그런 판단이 아주 능수능란해질 때까지 선배님들께 더 많이 배워야죠"라고 싱긋 웃었다.

스무 살 시절, 다니던 대학교를 중퇴하고 연기를 위해 극단에 들어간 임성재는 '변산'에 출연하며 신스틸러의 활약을 인정받기까지 고향에서 광고 회사를 운영하며 또 다른 재능을 발휘했던 독특한 이력도 있다.

묵묵히 자신을 지지해 준 부모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 임성재는 "보통 아들 구실이라고 하잖아요. 부모님께 진짜 감사드리는 것이, 제가 연극만 하고 그럴 때도 아무 소리 안 하시고 공연을 보러 오셔서 응원해 주셨었죠. 저희 아버지도 지금은 연로해지셔서 많이 줄어드셨지만, 정말 끼가 많으셨거든요. 제가 물려받은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비상선언', '보고타', '공조2:인터내셔날', '야행', '헌트' 등 공개를 앞둔 차기작도 여러 편이다. 지금까지 본 것만큼이나 더욱 다양한 임성재의 얼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연기 칭찬에도 겸손하게 말을 잇던 임성재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욕심은, 정말 저 스스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말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라고 진지하게 말을 더했다.

"매번 작품을 같이 하는 감독님들께도 말씀 드리는 부분인데요. 제가 바라는 바가 있다면, 작은 역할을 주셔도 좋고 제 대사가 없어도 좋으니 '보는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만 나눠준다면 좋겠다'고 말하곤 해요. 그런 마음으로, 평생 연기하고 싶습니다."

사진 = 샘컴퍼니, 왓챠, 각 영화·드라마 스틸컷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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