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킹메이커'가 설경구와 이선균의 열연으로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했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킹메이커'는 故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 그리고 1960~70년대 드라마틱한 선거 과정을 모티브로 영화적 재미와 상상력에 기초해서 창작됐다.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은 "정말 모든 부분에서 신경을 썼다. 촬영, 미술, 시나리오까지 모든 것에 신경을 썼었다. 사실 그 중 부담스러웠던 것이 저희 영화가 '스타일리시하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가 이 영화의 가장 자신 있고 흡족한 부분이라고 꼽을 수 있는 부분은 연기 부분이다. 그 부분을 가장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장르가 정치 드라마라고 하지만, 정치에 거리감이 있거나 잘 모르시는 분들도 영화를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부분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강조하며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안 가지려고 하고 있다. 개봉 시기가 대선을 앞둔 시기라고도 하는데, 개봉 시기는 저희가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의 장르 영화, 상업 영화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후 변성현 감독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실존 인물 연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고백하며 "모티브가 되는 인물이 실존 인물인데, 제가 실제로 그 분을 모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김운범 역에 접근해야 되는데 무시할 수는 없는 입장에서 중간점 찾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연설 장면에서 그런 연설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그 분의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난감했다"고 얘기했다.
이선균도 "서창대라는 캐릭터는 사실 정보가 많이 없다 보니까 상상력을 더해서 연기했었다. 연기할 때 중점을 뒀던 것은 '왜 이 사람이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로만 있어야 되는가'였다. 거기에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변성현 감독은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았다기보다는, 그 분의 자서전을 읽고 있다가 단 몇 줄 밖에 쓰여져 있지 않은 한 남자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을 함께 전했다. 이어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하기 좋게 정보가 많이 없더라. '선거의 귀재'였다는 내용을 찾아보면, 기사나 자료보다는 소위 야사로 불리는 이야기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런 인물이면 장르적으로, 또 영화적으로 상상력을 더할 수 있겠다 싶어서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정치'와 '시대'라는 키워드는 '킹메이커'를 보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였다고 강조하며, 자신이 진짜 얘기하고 싶던 것은 "제가 이 영화를 통해 늘 고민했던 물음이 있었다.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목적을 위해서는 올바르지 않은 수단도 정당한가?'였는데, 혹은 그것이 정당할 수 있다면, 또 그 선은 어느 정도까지인가에 대한 도덕적인 딜레마를 말하고 싶었다. 인간의 삶 속에 녹아들어가는 질문, 그것이 제게는 중요했다"고 강조하며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면 될것 같다"고 거듭 얘기했다.
'킹메이커'는 지난 2019년 촬영을 마쳤으나 지난 해부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크랭크업 후 2년 반 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개봉하게 됐다.
설경구는 "저희 영화의 관전 포인트 하나를 꼽기보다는, 일단 영화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전하며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서 안타깝고 좀 속상하다. 많이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힘을 많이 보태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간절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선균도 "저도 오랜만에 영화로 인사 드려서 반갑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 오늘 두 번째로 영화를 봤는데, 처음 볼 때는 제 위주로 영화를 보게 됐었다. 아쉽고 반성하는 의미로 보다가, 오늘 다시 보니 정말 영화적인 것들이 많이 보이더라. 스태프들의 노고와 감독님의 연출 의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극장에서 봤을 때도 분명 그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킹메이커'는 29일 개봉한다.
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