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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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함'이 최하위 도로공사를 PO에 진출시켰다

기사입력 2011.02.23 09:20 / 기사수정 2011.02.23 09:2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네트 앞에서 망설이는 플레이는 약보다 독이 될 확률이 크다. 페인트와 연타로 이루어지는 소극적인 플레이는 어느새 한국여자배구의 고질적인 병폐가 되고 있다. 하지만,도로공사는 소극적인 플레이를버리고 과감한 플레이로 중무장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여자배구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팀은 단연 도로공사였다. 22일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도로공사는 시즌 13승(6패)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도로공사는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현재 3위인 흥국생명이 남은 6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도로공사는 3위를 유지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를 위해 필요한 13승을 올린 도로공사는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오명을 씻었다.

도로공사는 장신의 거포와 블로킹이 뛰어난 센터도 없다. 또한, 경기를 능수능란하게 풀어갈 수 있는 세터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가능성을 겸비한 어린 선수들이 많은 점이 도로공사가 지닌 유일한 자원이었다.

공격력 부재와 단신의 약점을 도로공사는 '과감함'과 '민첩함'으로 극복해냈다. 우선 5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는 점이 도로공사의 장점이다. 현재(23일 기준) 서브리시브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윤혜숙(29, 현대건설)은 "도로공사는 서브가 확실히 강하다. 시합을 하면서 많이 익숙해졌지만 다양하게 들어오는 서브는 위력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도로공사는 팀 서브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도로공사는 10개의 서브득점을 올렸다. 시즌 초반보다 수비가 살아난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의 서브에 흔들리면서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범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수 전원이 강서브를 구사한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후위에 빠진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백어택에 가담하고 있다. 연타와 페인트를 없애고 강타 위주의 공격을 펼친 점도 도로공사가 표방한 '과감함'에 일맥상통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까지 외국인 선수인 밀라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는 나쁘지 않았지만 공격력이 '솜방망이' 같았던 도로공사는 과감한 플레이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냈다.

팀 공격 순위에서 도로공사는 득점(1607점)과 공격종합(36.38%)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인 현대건설에 이어 가장 뛰어난 공격을 펼치고 있는 점이 팀 상승세로 이어졌다.

또한, 팀의 선임인 임효숙(29)이 살아난 점도 도로공사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팀의 살림꾼으로 활약한 임효숙은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며 외국인 선수인 쎄라(25)와 팀의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나쁜 볼은 물론, 결정적인 상황에서 득점을 해줄 외국인 선수의 역할도 쎄라는 충분히 해냈다. 후반기 초반, 쎄라는 잠시 주춤했지만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홀로 30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쎄라가 팀의 해결사 노릇을 하지만 고른 득점 루트를 가진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배구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쎄라와 팀이 함께 윈-윈하는 효과를 내면서 값진 열매를 맺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큰 산을 맞이하고 있다. '매직넘버 3'를 남겨놓고 있는 현대건설이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확률이 높다.

도로공사의 어창선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목표는 우승이다. 패배의시만 버리면 우리 팀은 우승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챔피언에 도전하는 과제가 도로공사 앞에 새롭게 놓여졌다.



[사진 = 쎄라, 도로공사, 어창선 (C) 엑스포츠뉴스 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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