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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원진아 "부모 심정, 경험도 없고...집중할 수밖에"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1.12.10 09:1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원진아가 '지옥'과 함께 한 시간들을 돌아봤다.

원진아는 9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1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원진아는 '지옥'에서 믿을 수 없는 지옥행 고지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마주한 배영재(박정민 분)의 아내 송소현 역을 연기했다.

이날 원진아는 '지옥' 속 송소현의 연기를 향한 호평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제가 잘했다기보다, 역할이 좋았다. 역할의 힘을 더 많이 받은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또 "송소현의 캐릭터를 봤을 때, 그 느낌 그대로 잘 옮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었다. 송소현이 성장하는 모습과 그가 겪은 아픔, 마지막에 또 아이를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까지 보시는 분들이 많이 따라와 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진아가 연기한 송소현은 총 6부작 중 4회부터 6부까지 등장한다. 1부부터 3부까지의 대본을 먼저 봤었다고 말한 원진아는 "1~3부가 정말 재미있더라. 1부 대본을 읽을 때부터 너무나 몰입이 되고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더라. '이런 게 재밌는 책이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이어 "제가 나오는 분량, 또 역할을 보지 못했음에도 감독님 마음이 바뀌기 전에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맘 졸이면서 연락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애정이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함께 작업한 연상호 감독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예전에 예능에 잠깐 나오거나 하셨던 모습들을 본 적은 있지만, 그 모습들이 잊혀질 만큼 대본의 내용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만난다면 그런 어둡거나 날카로운 모습이 있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나 유쾌하고 유머러스하시더라"고 웃으면서 "그래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품 얘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사실 송소현을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힘든 것도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스스로를 갉아먹을 만큼 힘들게 연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었다. 배우들의 몸, 정신 건강에 대해 많이 걱정해주시더라. 열정적으로 하다가 스스로 다치고 상처 받는 일이 없도록 즐거운 분위기에서 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것이 있어서, 그 부분에서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이야기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지만, 촬영 현장만큼은 정말 화기애애했다고 얘기한 원진아는 "'지옥' 촬영을 마치고 아쉬움이 굉장히 컸다. '이 현장을 더 이상 나오지 못하겠구나', '이 즐거운 분위기가 오늘로 끝이구나'라는 생각에 계속 아쉬움이 남더라. 지금도 그립다"고 떠올렸다. 

고지를 받은 아이를 향해 송소현이 보여주는 모성애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은 '지옥' 중·후반부를 관전하는 또 다른 포인트이기도 하다. 원진아는 "사실 그 부분은 제가 겪어본 적도 없고, 누군가에게 경험담을 듣는다고 해도 100%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아이가 아픈 부모의 심정, 또 아픈 가족을 두고 있는 심정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는데 혹시 이런 경우가 주변에 실제 있다고 해도 묻는 것이 실례가 되지 않겠나. 결국 현장에서 최대한 집중해보자는 결론이었다. 어떻게 보면 약간의 도박 같을 수도 있지만, 이 감정적인 모습을 진짜로 보이게 하고 싶어서 집중력을 한 곳으로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실제 촬영할 때 김현주, 박정민 선배님이 모니터링을 열심히 해 주셨었다. 그래서 더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지를 받은 배영재와 송소현의 아기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더미였다. "더미를 정말 튼튼이로 믿는 과정이 중요했다. 실제로도 신경이 쓰이더라.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아서 잘 집중할 수 있었다. 애드리브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튼튼이를 안고 또 습관을 들이려고 했던 어떤 행동들이 의지하지 않았음에도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더라"며 튼튼이 더미와 연기를 했을 당시 느꼈던 신기했던 경험들을 얘기했다.

앞서 원진아는 '지옥'의 시즌2가 제작된다면 튼튼이의 성인 역할로라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던 일화를 밝힌 바 있다. 

"저는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다"고 웃어 보인 원진아는 "그래서 감독님께 (튼튼이가 딸이라면) 제가 딸로 출연을 하겠다고 했고, 박정민 선배도 아들로 출연하겠다고 농담 삼아 어필을 하면서 여쭤보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만약에, 제가 참여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해도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 시즌1에서 제가 보여줘야 할 몫, 캐릭터가 해야 할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혹여나 시켜주신다면 감사한 것이고, 서운하거나 한 점은 전혀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 유본컴퍼니,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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