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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유아인이 재등장을 바란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이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옥'은 웹툰 원작자 연상호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유아인은 지옥의 사자가 찾아오는 현상이 신의 계시라고 설명하는 신흥 종교 '새진리회'의 수장이다.
'지옥'은 지난 11월 18일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입증했다.
3일 오전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유아인은 "시청자 입장에서 더 크게 봤던 것 같다. 작업자 입장에서 보게 되면 영화를 평가하고 판단하게 되어서 정상적인 감상이 불가능한데 유독 '지옥'은 감상이 가능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극이 만들어낸 몰입감을 저도 쭉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몰아보기 하다 보니 6부가 끝나있었다.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아인은 새로운 사이비 교주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캐릭터 구축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고,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묻자 유아인은 "캐릭터에 주어진 정보들이 있지 않나. 사이비 종교의 교주인 것, 젊은 나이에 그런 일을 감당하고 있는 것, 미스터리한 인물인 것 등의 정보를 가지고 감독님과 레퍼런스 공유, 토론 등을 통해 구체화시켰다"고 답했다.
이어 "정보들을 구체화시키고 입체적으로 하나의 인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밟았던 것 같다. 유념했던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이비 교주와는 동 떨어진, 반전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사이비 교주들의 실제 오디오, 영상 등을 찾아봤다며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믿습니까!' 이런 건 없더라. 조근조근하고 마력 같은 걸 가지고 계시더라. 출연 분량에 비해 핵심적으로 극에 에너지와 긴장감을 만들어내야 하는 인물이다 보니까 그 수위를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가 고민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정진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유독 다른 인물들에 비해서 선이 굵은 캐릭터였다. 다른 인물들은 땅에 발을 붙이고 하늘을 바라보는 것 같은데 정진수는 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차이를 다른 배우분들과 차이를 가져가면서도 조화롭게 녹여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옥'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와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냐고 질문하자 유아인은 "제일 기분 좋았던 건 한국 분이 유튜브에 남기신 댓글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 세계 무대에 내놓으려면 유아인이 제격이지'라고 하신 분이 계셨다.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기분이 좋고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많은 분들이 잘한다고 박수를 쳐주셔서 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부담감이 생기는 것 같고 조금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시선도 느껴져서 정신 차리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며 "제일 중요한 건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가 있고 난 그걸 소화하는 인물이니까 이해하는 것과 가장 근접하게 인물에 다가가고 표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옥'은 총 6부로 진행된다. 유아인이 맡은 정진수 역할은 3부에서 지옥의 사자들에 의해 생을 마감한다.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반전 전개였을 터. 빨리 죽어 아쉽다는 반응에 유아인은 "저야 뭐 일을 덜 하면 좋다"며 웃었다.
이어 "장난 삼아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적게 나오고 최대치의 효과를 내는 인물이 다가오면 '올 게 왔다. 제대로 한 번 해보자' 하는 편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아쉬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아인은 시즌2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저 역시도 그 아쉬움 너머 재등장을 바라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살아날 것 같지 않나"라고 전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유아인은 원작 웹툰에 대해 "미리 보지는 않았다. 감독님 만나뵙고 시나리오를 본 후에 웹툰을 봤다. 자세히 보진 않았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꽤 많이 했었는데 원작이 있기 때문에 영상화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원작이 족쇄나 덫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보다 더 자유롭고 적극적인 표현을 하고 싶어도 원작의 팬분들에게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할 것 같은... 성공적인 연기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원작 팬분들에게 어마어마한 실패를 안겨다드리게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원작을 더 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진수 캐릭터의 비하인드도 전했다. 머리스타일에 대해서는 "가발이다. 외형적인 부분을 웹툰을 참고하지 않으려고 해도 거의 그대로 옮기기를 원하셨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의 해석이나 의지 같은 것들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눈빛 또한 "실제로 눈의 뜨임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하고 쓸데없는 농담도 던지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사람들을 블랙홀처럼 끌어당기는 모습을 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넷플릭스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