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마이웨이' 한비야가 트라우마 탓에 쓰레기 냄새를 못 맡게 됐다고 밝혔다.
28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는 여행 작가 겸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가 출연했다.
한비야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 구호 현장에서 상관이었던 네덜란드인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안톤)을 만나 지난 2017년 60세 나이에 결혼에 골인했다.
이날 방송에선 이들 부부의 일상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한비야의 남편인 안톤이 분리수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집안의 '쓰레기 담당'을 맡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비야는 쓰레기 냄새를 못 맡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한비야는 "2004년에 쓰나미가 나서 인도네시아 아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시체를 수습하지 않은 상태로 갔다. 하루 아침에 20만명이 죽었으니 시신을 수습하거나 확인할 수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건물 더미에 깔려있던 시신들이었다. 더운 나라에 물에 빠졌던 시신이니까 부패가 말도 못했다. 제가 코가 예민하다. 그 부패 냄새가 점점 심해졌다. 돈에서도, 이부자리에서도 냄새가 났다"며 "말할 수도 없었다. 엄살을 부리거나 못하겠다 말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한비야는 "그런 상황에서 일을 하다가 한국에 왔다"며 "우리나라 음식에 딱 그런 냄새 나는 게 있었다. 푹 삭은 멸치젓이었다"며 그 이후 악몽을 꾸게 됐다고 했다.
한비야는 "건물이 무너져 제가 어딘가에 깔려 있고, 웅성웅성하고 있는 거다. 손을 뻗으면 누가 내 발을 잡아당긴다. 그때 꿈이 딱 끝난다"며 "일어나면 티셔츠가 다 젖어있다. 지금도 가끔씩 꾼다. 2005년부터 거의 10년 동안은 거의 괴로웠다"고 악몽에 시달렸음을 털어놨다.
그는 "지금도 음식물 쓰레기 냄새를 못 맡는다. 그래서 안톤이 오면 좋다. 안톤이 하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내 한비야는 " 그 냄새를 안 맡는 게 최선이다. 그런데 그게 제가 반드시 내야할 수업료다. 편한 데만 다녔다면 이런 열정이 나오지 않았을 거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