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임수정이 전형성을 깨는 연기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주 첫 방송된 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에서 낭만 수학 교사 지윤수로 분한 임수정이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로 시선을 잡아끌었다.
먼저 수학 덕후라는 별명이 너무나 잘 어울릴 정도로 열차 안에서 수학 문제를 풀며 즐거워하는 지윤수(임수정 분)의 표정은 수학 사랑을 익히 짐작케 했다. 이어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아성고에 부임해온 그는 누구보다 정치적인 야심가 교무부장 노정아(진경) 앞에서도 굽히거나 주저하는 기색 없이 당당히 제 소신을 펼쳐내 지윤수만의 곧은 심지를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입시 위주가 아닌 탐구하는 학문으로서 수학의 기쁨을 일깨워주고 싶은 지윤수의 확고한 교육적 가치관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수학 동아리의 선발 문제는 변수라곤 만나본 적 없던 아성고 아이들과 학부모, 교직원들을 당황케 했다. “정해진 답을 맞히는 건 이미 아이들이 잘하는 거잖아요. 때로는 전제가 틀리거나 답이 없는 문제들도 경험해보면 좋겠어요”라는 말은 가슴에 잔잔하게 파동을 일으켰다.
더불어 사라진 수학 천재 백승유(이도현 분)의 마음을 열어내는 지윤수의 방법도 남달랐다. 아무도 답을 내지 못한 선발 문제를 맞춰놓고도 정체를 숨긴 백승유의 심리를 자극해 수면 위로 나오게 한 것은 물론 무조건 수학이 싫다는 그에게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네 시선이 좋다’고 솔직한 돌직구를 날린 것. 남들이 원하는 모습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 수학에 몰입하길 바라는 교사 지윤수의 진정성이 오롯이 와 닿는 대목이었다.
뿐만 아니라 선발 문제를 맞힌 줄 알았던 성예린(우다비)이 앞에서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을 보고 바로 거짓말을 알아차렸으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부분에선 학생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심이 돋보였다. 여린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일등해라, 최고가 되라고 압박을 주는 주변인들 사이에서 지친 성예린을 진정한 어른으로서 보듬어낸 터.
또한 겨우 허물어낸 백승유의 마음이 오해로 인해 닫힐 위기에 처하자 그를 붙잡는 지윤수의 간절함은 뭉클함을 더했다. 어른들이 제 잇속에 따라 차린 이해관계에 갇혀 제 날개를 펴지 못하는 백승유를 안타까워하면서 그가 도약할 수 있게 스스로 발판을 자처하는 지윤수의 큰 그릇은 진정한 교사란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게끔 했다.
이처럼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제 신념을 따르는 지윤수를 생기 있게 그려낸 임수정의 연기가 극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1회 오프닝에서 경찰에 연행되는 지윤수를 통해 아성고 재직 중 심상치 않은 사건에 휩쓸렸음이 짐작되는 바. 오로지 수학만을 사랑하던 그의 변화를 임수정(지윤수 역)이 어떻게 그려낼지 앞으로 전개에 기대감을 돋운다.
맞춤옷을 입은 듯 살아 숨 쉬는 임수정의 열연은 오는 수요일 17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되는 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 3회에서 계속된다.
사진 = tv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