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지영 기자)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 KT가 두산에게 4:2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73.7%로, KT가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높은 우승 확률을 가져갔다.
이날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7⅔이닝 7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1실점 완벽투로 두산 타선을 압도하며 1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11월 12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8이닝 1실점 호투하며 KT의 구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안긴 데 이어 지난달 31일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서 이틀 휴식 후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이날 1회 8개의 공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쿠에바스는 2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양석환과 박세혁을 삼진과 병살타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3,4회에도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지만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1:0으로 앞선 5회 1사 강승호의 3루타 이후 김재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하며 1:1 동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추가 실점은 없었다. 7회말 터진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으며 4:1로 앞선 8회에도 쿠에바스는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타자 정수빈을 뜬공으로 돌려 세운 뒤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조현우와 교체됐다.
경기를 마친 쿠에바스는 "여기까지 긴 여정이었고, 선수들이 맡은 바 역할을 잘해서 오늘 결과를 냈다. 오늘 승리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남은 경기도 이겨서 우승을 하는 것이 팀에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타이브레이커 경기와 오늘 경기에서 압박감이 다른 건 전혀 없었다. 시즌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던졌다. 압박감을 느끼면, 경기 중에 다 보여줄 수 없다. 집중하고 즐기려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투구수 100개를 기록하며 8회 2사 1루에서 등판을 마무리한 쿠에바스는 투수교체를 위해 박승민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자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쿠에바스는 "이닝을 마치고 싶었는데, 박승민 투수코치가 올라오면서 바뀐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더 던지겠다고 하고 싶었는데 투구수도 많았고 다른 투수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더 던지고 싶은 아쉬움에서 리액션이 나왔던 거 같다. 야수 동료들도 '수고했다, 괜찮다'라고 말해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라고 밝혔다.
1위 결정전 후 쿠에바스는 지난 8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버지가 에너지를 주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승리 후에도 쿠에바스는 "지금 1위 결정전부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아버지가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것을 보길 바랐는데, 못 보시는 게 마음이 아프다. 보이지 않는 힘으로 지지해준다고 생각한다"라며 다시 한 번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