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영평상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10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배우 조한철과 이다슬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사회로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설경구는 '자산어보'로, 문소리는 '세자매'로 주연상 트로피를 수상했다.
"부끄럽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설경구는 "연기를 하면서 평을 안 들었으면 하는 때가 많았다. '넘어가면 안 되나' 그런 순간이 꽤 있었는데, 이렇게 영평상에 와서 상을 받게 됐다. 참 부끄럽지만 기분 좋은 순간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자산어보'라는 책을 처음 받고 나서, 제목만 딱 보고 이준익 감독님에게 전화를 해서 '자산어보? 어떻게 하라고요, 뭔데요' 그랬었다. 너무 암담해서 책장을 넘기면서 '아, 여기 보물이 들어있구나' 생각했다. 이준익 감독님은 한 신을 찍는데 3시간 밖에 안 걸리는데, 그 3시간을 찍겠다고 그 섬까지 가서 촬영하고 또 간단히 술 한 잔하고, 그 다음에 행복하게 다시 돌아갔던 많은 배우들 덕분에 이렇게 멋진 영평상 자리에 서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또 "김선영 배우가 얘기한 것처럼 저도 내후년이면 (연기한 지) 30년이 되는데 이게 뭐가 자꾸 쌓이지 않고 숙제만 남는 것 같아서 고민이 많다. 쌓여서 나이 먹었다고 장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해결할 것이 자꾸 생기는 것 같더라.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 같긴 하지만, 앞으로도 이 자리에 초대받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고민하면서 나아가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문소리는 "제가 공동 프로듀서까지 같이 한 영화다. 무엇보다 (김)선영이와 같이 상을 받아서 더 기쁘다"며 "저는 선영이처럼 연기 고민을 많이 하는 배우를 못 본 것 같다. 작품을 할 때마다 '선영이보다 조금 더 고민해야지, 선영이는 이런 경우면 진짜 밤 새우고 고민할텐데' 생각을 한다. 좋은 자극을 주는 친구다. 물론 이 자리에 없는 (장)윤주도 생각난다. 윤주도 상 받아 마땅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제 영화 인생의 처음을 같이 한 설경구 선배와 나란히 있게 돼서 기쁘다. 오래 오래 경구 오빠와 잘 늙어서, '오아시스'에서 못다한 멜로를 20년 뒤에 다시 한 번 해보든가 해야겠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바람을 너무 잘 피워준 남편이 말도 잘하고, 오늘 사회도 잘 본다"며 이날 MC를 맡은 조한철도 함께 언급했다. 또 문소리는 "앞으로도 열심히 멋지고 이상한 여자들 얘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980년 시작된 영평상은 영화평론가들이 선정하고 수여하는 상으로, 그 해 한국영화의 도전정신과 미학적 성취에 초점을 둬 수상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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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