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안내상이 '통증의 풍경'으로 인생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일 온라인을 통해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TV 시네마 '통증의 풍경'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임세준 PD, 안내상, 길해연, 백지원이 참석했다.
'통증의 풍경'은 허름한 동네에서 벌어진 기이한 살인 사건을 좇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 안내상과 길해연, 백지원이 각각 신부 가브리엘, 노파, 형사 윤광숙 역을 맡았다.
이날 안내상은 살인사건을 좇은 신부 가브리엘 역할에 대해 "예전부터 신부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늘 궁금했다. 그분들은 결혼도 안하고 오직 그분께 자신의 인생을 내맡긴 삶을 살아가는 분이지 않나. 신앙심 하나로 얼마나 올곧게 살아갈까 했는데 이 시나리오에서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아는 신부가 아닌 다른 신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답을 추구하는데 답을 찾지 못한 신부였다. 상당히 쉽게 풀 수 없는 캐릭터였다. 나 혼자가 아닌 감독님과 상의하고 캐릭터와 만나가면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캐릭터를 받아들였다. 전작과 비교해서 이런 역할은 처음이었다.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길해연은 "두 분은 이름이 있는데 저는 없다. 그리고 제 캐릭터를 통증의 풍경 그 자체라고 말씀드렸는데 저는 이 인물이 이름도 없이 거리에서 폐지를 조용히 줍고 다니는,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누구와 만나지지 않는,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을 보고 제 후배 중 한 명이 떠올랐다. 인생이 참담하고 불행한 친구다. 제가 '외롭지 않니'라고 물어봤을 때 그 친구가 말하길 '태어날 때부터 쭉 외롭게 살아서 외로움을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이 가슴을 쳤는데 이 작품의 노파가 그랬다. '외롭다, 쓸쓸하다, 무기력하다'를 넘어선 경지에 있는 사람이었다. 또한 노파가 하나의 풍경처럼 스며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정말 매력적인 역할이었다. 촬영할 때 리어카를 정말 열심히 끌고 다녔다"고 어필했다.
백지원은 "저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단순하게 제 인물에 접근했다. 극중 제 캐릭터는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무기력을 이겨보려고 했던 인물이었다. 무기력한 삶을 어떻게든 이겨보기 위해서 유학도 다녀오고 한다. 그러다 고독사를 가장한 연쇄살인을 쫓는 과정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너진 노파를 만나고, 같이 공조해서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채찍질하는 신부를 만나면서 무기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 지 고민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의욕이 사라지는 인물이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하다 촬영이 진행될 수록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왜 제목이 '통증의 풍경'일까. 임 PD는 "연쇄살인물이 가짜처럼 보이기 싫었던 것 같다. 픽션이지만 최대한 현실감 있게 다가가려면 오히려 떨어져서 바라보는 게 아닐까 싶었다. 우리 모두는 타인의 아픔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데 그게 '풍경'이라는 단어와 맞닿아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끝으로 안내상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어떨 때는 문제를 어떻게 받아야할 지 모를 때가 있다. 살고 있는데 '이게 맞나?'라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이 작품을 보면 '나 지금 뭐하고 있지, 나는 어디에 있지, 어떻게 되어야 하지'라고 한번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작품이 내 인생과 결합돼서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면 참 좋을 것 같다"며 "시청률 바라지 않지만 10%면 준수하게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통증의 풍경'은 KBS 2TV에서 오는 5일 금요일 오후 11시 25분 방송된다.
사진 = KBS 2TV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